폭풍우 전과 후... 위성사진으로 본 캘리포니아

입력
2023.01.20 20:30
3주간 계속된 폭풍우로 만신창이 된 미 캘리포니아주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3주간 몰아친 역대 최악의 폭풍우로 만신창이가 됐다. 연평균 강수량을 훌쩍 넘긴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됐고, 가지런했던 경작지는 흙탕물이 넘쳤다 빠지면서 진흙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미국의 상업위성 맥사 테크놀로지가 18일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수개월 전만 해도 아름답고 평화롭던 캘리포니아 일대가 심각하게 황폐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시타스 스프링스 주택가를 지난해 8월과 16일 각각 촬영한 두 장의 위성사진으로 비교해 보면, 불과 5개월 전 천혜의 자연 경관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마을을 폭우와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토사가 뒤덮고 있다.

3개월 전만 해도 새하얀 백사장과 파란 바닷물, 잔잔한 파도가 인상적이던 캐피톨라 부두의 풍경도 폭풍우로 몰려온 흙탕물이 일대 해안을 덮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겨울 폭풍우는 도심은 물론, 주택가나 산지, 농지, 목장, 해안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피해를 입혔다. 캘리포니아주 58개 카운티 중 41개 카운티에서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와 그로 인한 홍수, 산사태 등으로 지난해 12월 말경부터 17일까지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수천 채의 가옥이 파손됐다. 지난 10일 기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약 16만여 곳의 가정과 기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이번 폭우의 원인을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기의 강은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강처럼 좁고 길게 형성된 채 하늘을 떠다니는 기상현상을 뜻한다. 지난달 26일 미 서부 태평양 연안에서 처음 유입된 대기의 강이 현재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발달하며 캘리포니아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를 퍼부었다.



일단 한 번 발달한 대기의 강은 세계에서 4번째로 긴 미시시피강 25개 분량에 해당하는 수증기를 함유했다가 비 혹은 눈을 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피해를 주기보다 오히려 건조한 기후로 발생하는 가뭄을 해소하며 '단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지구 온도 상승으로 강수량이 폭증하면서 큰 피해를 일으키는 '재앙'이 되고 말았다. 수년간 여름이면 심각한 가뭄과 산불, 폭염에 시달려 온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는 겨울마저 안심하고 살 수 없게 만든 무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홍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