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2법 개편 나온다…세입자 '갱신계약 해지권' 폐지 가닥

2024.04.15 04:30

정부가 조만간 임대차 2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개편안을 발표한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4년 전 도입된 임대차 2법을 둘러싸고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은 만큼 개편 수위에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가 의뢰한 임대차 2법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이달 중 나온다. 애초 지난해 중순 마무리될 예정이던 이 연구용역은 연장을 거듭했다. 정부는 연구용역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 최종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2020년 7월 30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①계약갱신청구권 ②전월세상한제 ③전월세신고제 등 세 가지가 골자다. 세입자가 원하면 전·월세 계약을 연장해 최대 4년 거주를 보장(①)하고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②)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당시 민주당은 '세입자 주거 안정' 명분을 앞세워 법 통과 바로 다음 날부터 이들 조항을 긴급 시행했다. 실제 법안 발의부터 국회 통과까지 채 두 달이 안 걸렸다. 그러나 법 조항이 애매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끝내 법적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잖았고, 법원 판결도 제각각이라 올해 7월 도입 4년 차를 맞은 이 법을 둘러싼 시장 혼선은 여전하다. 국토부는 폐지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전임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임대차 2법이 전셋값 폭등을 유발해 전세사기의 빌미가 됐다며 제도 폐지를 시사했다. 하지만 최근 기류는 많이 변했다. 이미 제도가 시장에서 뿌리내려 섣불리 폐지하면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임대차 2법을 도입한 민주당의 총선 압승으로 제도 폐지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작다는 것도 변수다. 민주당은 이미 '임차인 등록제'를 예고했고, 시장에선 이를 임대차 2법 보완 제도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임대차 2법 개선안은 기본 골자는 유지하되 시장 혼선을 부른 일부 조항만 손질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히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6조의 3의 4항을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에게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을 부여한 조항이다. 법 도입 후 전셋값이 치솟을 때만 해도 계약갱신청구권에 관심이 쏠렸지만, 역전세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이 '갱신계약 해지권'이 더 주목을 끌었다. 전세 계약을 갱신한 뒤 저렴한 전셋집으로 옮기겠다며 전세금을 빼달라는 세입자가 급증하면서다. 법대로라면 갱신 뒤 계약을 2년 연장했더라도 임차인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 집주인은 3개월 안에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시장에선 "이럴 거면 갱신 계약서를 왜 쓰나", "집주인을 범죄자로 몬다" 등 불만이 쏟아졌다. 당시 국회 법안 검토보고서를 봐도 갱신계약 해지권을 담은 6조의 3의 4항에 대한 검토의견은 전혀 없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세입자 보호만을 염두에 둔 결과였다. 김용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직접 갱신을 요구하는 것인데 법 개정 때 왜 묵시적 갱신 해지 조항(6조의 2)을 준용하게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6조의 3의 4항을 둘러싼 혼선은 극심했다. 법원 해석도 엇갈렸다. 1심에선 이 조항을 근거로 한 일방적 갱신 해지 사용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지만, 상급심은 이를 뒤집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임차인의 해지권을 인정했다. 이런 혼란에 국토부도 연구용역 과정에서 6조의 3의 4항에 대한 개선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혼선을 부른 지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의 단순 변심에 따른 일방적 계약 해지엔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토부가 개선안을 도출하면 해당 법안 소관부처인 법무부가 개정안을 마련한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는 "갱신계약 해지권까지 인정되면 집주인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커져 균형이 필요하다"며 "야당도 이 같은 개선안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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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전 국민 25만 원'... 내수 활성화? 고물가 부채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띄운 '전 국민 민생지원금 25만 원' 공약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범야권에서 다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인다면 무시할 수 없어 재정당국의 고심이 깊어진다. 무엇보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의 의지가 강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지역화폐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 때부터 추진해온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꼭 추진할 것"이라며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민생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지역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가 5개월 연속 둔화(한국개발연구원 4월 경제동향)하는 등 위축된 경제에 숨통을 틔우게 하기 위해서는 돈이 돌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 1인당 25만 원, 가구당 평균 10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취약계층의 경우 1인당 10만 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으로, 민주당이 추산한 예산은 약 13조 원이다. 전 국민 5,132만 명,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300만 명을 계산한 액수다. 문제는 재원 마련 방법이다. 민주당은 지출 구조조정과 사업성 기금 여유재원 활용, 필요시 국채 발행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나랏빚이 1,100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건전재정' 기조의 윤석열 정부에서도 나라살림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지속된 감세 정책으로 올해도 법인세 등 세수 수입을 장담하지 못한다. 민생지원금의 효과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13조 원이라는 유동성이 추가로 풀리게 되는 셈인데,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며 "정책 최우선 과제인 '물가 안정'에 반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정을 전폭적으로 풀어야 했던 코로나19 시기만큼 현재의 내수가 침체된 상황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역화폐를 매개로 하는 민생지원금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원래 쓰려던 돈 말고 추가로 더 쓴 돈이 있는지 '순 경제효과'를 따져봐야 하는데, 지역화폐의 경우 추가 내수 진작 효과는 없다는 게 현재까지 실증적 연구 결과"라고 주장했다. 결국 내수를 살리기 위해 돈을 풀게 되면, 고물가·고금리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원 마련과 그 효과를 따져야 하는 기획재정부는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효과나 재원 조달 등 여러 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의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고객들 바람대로...2년 전 나온 갤럭시에도 AI 기능 담긴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5월부터 인공지능(AI)을 응용한 스마트폰 기능 '갤럭시 AI'를 2년 전 출시된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적용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갤럭시 S22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4·플립4, 태블릿인 갤럭시 탭 S8 시리즈에 대해 '갤럭시 S23 FE' 수준의 갤럭시 AI 기능을 제공하는 운영체제(OS) '원 UI 6.1'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가 자신의 질의에 대한 회사 측 답변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5월 초부터 2022년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도 실시간 통역, 음성 녹취, 문장 번역, 긴 문장 요약, 생성형 편집 등의 다양한 갤럭시 AI 서비스 패키지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탭하면 자동으로 영상을 느린 속도로 재생하는 '인스턴트 슬로모'는 갤럭시 S23 FE에서 서비스되지 않기 때문에 S22 등 제품에서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답변에 따르면 2021년 출시 제품인 갤럭시 S21과 Z폴드3·플립3에 대해서는 구글과 함께 제공하는 '서클 투 서치'와 '매직 리라이트' 등 일부 기능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AI 이용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갤럭시 S23 시리즈와 S23 FE, Z플립5·폴드5, 갤럭시 탭 S9 시리즈 등 2023년 출시 제품부터 갤럭시 AI의 적용을 확대했다. 또 4월 중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에서 아랍어·인도네시아어·러시아어 등 3개 언어를 추가 지원하며 올해 스웨덴어·네덜란드어·루마니아어·튀르키예어 등 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갤럭시 S23 FE에 갤럭시 AI 기능이 제공되자 성능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갤럭시 AI 기능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런 질문에 "제대로 된 경험을 드릴 수 있는지 없는지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며 "판단이 서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산불 휩쓴 그자리 우뚝…최대 규모 한울원자력본부 가보니

11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한울원전본부에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원전 인근을 둘러싼 민둥산이었다. 2022년 3월 이 지역을 덮쳤던 대규모 산불에 탄 나무들은 깎여 나간 채 산등성이들이 흙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당시 원전 부지 인근과 송전선로 부근까지 불이 번져 송전망에 문제가 생길 상황에 대비해 한울 1∼5호기 출력을 50%까지 낮췄다"며 "각종 위험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진 신형 원전이라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5일 신한울 2호기 상업운전을 시작한 한울원전본부는 국내에서 가장 큰 원전 가동 지역을 맡고 있다. 현재 정비 중인 신한울 1호기와 신한울 2호기에는 2009년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이는 우리나라 주력 원전 모델인 OPR1000을 개량해 발전시킨 원전으로 기존 발전 용량을 1,000메가와트(㎿)에서 1,400㎿로 키우고 설계 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늘린 '신형 경수로' 모델이다. 신형 원전본부인 만큼 안전성도 강화했다. 원자로를 보호하는 돔 형태의 격납 건물 높이는 아파트 약 27층 높이(76.66m)로 일반 아파트 외벽 두께(20~30cm)의 여섯 배 이상인 122cm다. 내진 성능 또한 기존 0.2g에서 0.3g으로 늘렸다. 원전의 출력을 제어해 인간의 두뇌 같은 역할을 하는 주 제어실(MCR)에선 직원 11명이 3교대로 발전소 상태를 실시간 챙긴다. 이날 대형정보표시반의 수치는 1,498MW로, 100% 출력을 뽐내고 있었다. 이순범 신한울제1발전소 기술실장은 "원전 제어반이 디지털화 시스템에 따라 원전 출력을 제어하며 고장을 대비해 안전 정지에 꼭 필요한 아날로그 제어 기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한 터빈룸(전기 생산 최종단계인 발전기, 터빈기가 있는 장소)에선 옆 사람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엄청난 소음과 함께 발전기들이 뜨거운 열을 내뿜고 있었다. 실외 평균 기온이 20도 남짓인 이날 터빈룸 내부 온도는 32도였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핵 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이 증기를 만들면 이 증기가 발전기에 연결된 회전날개(터빈)를 돌리며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24킬로볼트(㎸) 전압의 전기는 765㎸까지 높인 뒤 옥외 개폐소를 통해 신태백변전소로 보내진 뒤 전력 수요량이 많은 수도권에 공급된다. 신한울2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약 1만56기가와트시(GWh)로 2022년 기준 서울 전력소요량의 약 21%(4만8,789GWh)를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울진군 북면 덕천리와 고목리 일대에 신한울 3, 4호기 추가 건설에 들어갔다. 신한울 3, 4호기 부지는 한울원자력본부 전체 면적인 359만5,959㎡의 약 30%인 136만1,2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예상되는 전체 건설 공사비는 11조7,000억 원이다. 이날 공사장 전망대에서 바라본 3, 4호기 부지에는 '3호기'와 '4호기'라고 쓰인 빨간색과 파란색 깃발이 약 154m 떨어진 거리에서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서용관 신한울제2건설소장은 "신한울 원전 3, 4호기가 준공되면 한울원전본부는 전체 발전 용량 11.5기가와트(GW)에 달하는 최대 원전 단지가 된다"고 말했다. 신한울 원전 3, 4호기는 원전 생태계 복원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그 건설 재개 소식은 울진군 주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됐다. 8년으로 예상되는 건설 기간 동안 약 720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운영 기간 60년 동안 2조 원 규모의 법정 지원금을 비롯해 직·간접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 소장은 "우리나라 국가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춰 봤을 때 현재보다 더 많은 전력 설비가 필요하리라 예상된다"며 "신한울 3, 4호기는 에너지 안보와 급전 측면에서 국가와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