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받으려 포천서 인천으로··· 준비되지 않은 노인 공화국 ‘민낯’

2024.06.24 04:00

“4년 전, 구정 바로 다음 날이었죠.” 임종익(69)씨는 그날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2020년 1월 26일, 그는 혼자 방바닥에 누워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설날 특선 영화와 특집 프로그램이 가득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냉기 가득한 방 구석에서 이불로 온몸을 감싼 채 잠을 청했다. 몇 시간쯤 지나 눈을 떠보니 얼굴 한쪽에 감각이 없었다. 구안와사(안면 신경마비)였다. 거울에는 돈도 가족도 없이 20㎡(6평) 남짓 원룸에서 설을 쇠다 입이 돌아간 노년의 남성이 보였다. 임씨는 노년의 삶이 이렇게 비참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젊은 시절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살았다. 고교 졸업 후 세탁소 관리직, 제철소 생산직 등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 이렇게 모은 종잣돈으로 30대부터 원단 사업을 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음식점으로 업종을 바꿨다. 사업은 잘 풀리지 않았고, 아내와는 일찌감치 갈라섰다. 중년에는 막노동꾼이 됐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느라 노후 대비는 언감생심. 그래도 40년 이상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아왔는데, 남은 것은 가난뿐이었다. 구안와사는 노년의 고통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출발 신호 같았다. 그래도 그때는 일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인력사무소 어느 곳도 일흔을 바라보는 임씨에게 일을 주지 않는다. 그나마 지인의 도움으로 소규모 빌라 공사 현장을 나가며 근근이 버텨왔는데, 올해부턴 이것조차 뚝 끊겼다. 구청에 신청한 공공근로는 줄줄이 낙방. 얼마 전에는 구청 소개로 서울 대학병원 청소직에 지원했는데 답이 없었다. 매달 수입은 기초연금 34만 원이 전부다. 그 돈으로는 관리비와 전기·수도세, 가스비, 통신비, 보험료 같은 고정비도 감당하기 버거웠다. 그는 모아둔 돈으로 하루 두 끼만 먹으며 버텼다. 취미인 등산도 끊었다. 햇빛 한 줌 없는 원룸에서 하루 종일 TV만 보는 ‘자가 격리’를 한 지도 벌써 한 달째다. 이달 10일 휴대폰으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더니 끝이 보였다. 화면에는 ‘2,0XX,XXX원’이 써 있었다. 두세 달이면 바닥날 돈이었다. 뒷목이 뻐근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있던 황재우(74)씨도 휴대폰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06/04 잔액 1만2,780원’. 국민연금 48만 원과 부부 기초연금 52만 원 등 총 100만 원이 들어온 게 지난달 25일. 이 돈은 노(老)부부의 생명줄이었다. 월세, 공과금 등을 내고 남는 돈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빠듯했지만 그래도 40대 딸한테 손 벌리지 않고 잘 버텨왔다. 그런데 이번 달은 어찌 된 일인지, 불과 열흘 만에 잔고가 바닥났다. 예상치 못한 변수 탓이었다. 아내는 허리 통증을 심하게 호소했다. 황씨도 최근 건강검진에서 위암 판정을 받았다. 전공의 사직 여파로 지역 병원은 외래진료 예약이 쉽지 않았지만, 서울 대학병원은 여유가 있었다. 노부부는 대구와 서울을 SRT(수서고속열차)로 오가기 시작했다. 경로우대 혜택을 받아도 왕복 교통비만 10만 원이 넘었고, 병원비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고 돈이 나올 구멍은 없었다. 황씨는 30년 이상 시내버스를 몰다 2012년 62세에 정년퇴임한 뒤 10년 가까이 노후 생계를 위해 막노동을 했다. 하지만 일흔 넘은 노인을 받아줄 곳은 더이상 없었다. “차라리 위암인지 몰랐다면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이 그냥저냥 살다가 죽었을 텐데…” 그는 자책했다. 39.3%. 2021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다. 66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소득이 중위소득 절반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18~65세 빈곤율(10.6%)과 비교하면 4배가량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곳 중 노인 빈곤율과 18~65세 빈곤율 간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곳은 한국과 에스토니아뿐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18~65세(13%)와 노인(20%) 간 빈곤율 격차가 크지 않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임씨나 황씨 사례처럼 중장년까지 평범하게 살다가 은퇴 후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이가 많다. 이는 은퇴 이후 노년층의 주요 소득원인 공적 연금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비정규직도 많고, 연금액 자체도 낮다. ‘용돈’ 연금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다시 취업전선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화, 질병 등의 이유로 일하기 어려운 노인들은 생활고와 사회적 고립으로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기도 한다. 노인자살률(인구 10만 명당 46.4명)이 OECD 1위를 기록하는 이유도 빈곤 문제와 무관치 않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는 모두 연금 개혁을 뒤로 미루거나 용두사미로 끝냈다. 초(超)고령 노인의 빈곤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2021년 66~75세 빈곤율은 30.5%인 반면, 76세 이상은 51.4%에 달한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소득과 자산으로 진단한 노인 빈곤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노년층이 보유 자산을 토대로 임대료 수입을 올린다고 가정하고 빈곤율을 계산했다. 그 결과, 1930년대 후반 출생자의 빈곤율은 45.9%, 1940년대 전반 출생자는 37.2%로 집계됐다. 70대 후반~80대 중반 노인 상당수는 자산도, 소득도 없는 빈곤층이라는 의미다. 현실은 더 비참하다. 이달 15일 오전 9시 30분, 인천 계양구의 한 교회 앞에는 50m가 넘는 줄이 늘어섰다. 이 교회는 매주 토요일마다 예배에 참석한 65세 이상 노인 500여 명에게 선착순으로 현금 5,000원을 주고 있다. 이런 내용이 입소문을 타면서 어르신들이 ‘오픈런’에 나선 것이다. 한 80대 남성은 오전 7시 경기 군포역에서 전철을 타고 수차례 환승한 끝에 오전 8시 30분쯤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관계자는 “충남 아산과 경기 포천에서 오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노인들이 교회로 몰려든 이유를 물어봤다. 부부 기초연금 52만 원으로 버티는 김모(81)씨는 “평일엔 집에서 김치와 밥으로 끼니를 때우는데, 토요일엔 짜장면 한 그릇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왔다는 박모(80)씨는 인천 지하철 1호선 작전역에서 내려 교회까지 1.4km를 걸어온 탓인지 숨을 헐떡거렸다. 박씨는 “자식한테 손 안 벌리려고 5,000원을 꼬박꼬박 모으고 있다. 이 돈은 쓰지 않을 거고, 점심은 집에 가서 먹을 계획”이라고 했다. 55세 이상 일하는 노인들로 이뤄진 노동조합 노년유니온의 고현종 사무처장은 “4년 전 기초연금만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던 73세 노인이 박카스병에 농약을 담아와 ‘일자리를 연결해주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농약을 마시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가난한 노인들이 겪는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만이 아니다.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같은 정서적 문제도 심각하다. 30년간 제지업계 노동자로 살아온 서모(66)씨는 5㎡(1.5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혼자 살고 있다. 수입은 국민연금 84만 원과 기초연금 18만7,000원이 전부다. 월세와 당뇨 관련 약값과 병원비 등을 지출하면 세끼를 챙겨 먹기도 빠듯하다.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값싼 오트밀을 물에 불려 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씨는 “여윳돈이 없어 친구 관계를 다 끊었다”며 “사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놓았다. ‘저소득·저자산’ 노인의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으로는 기초연금 인상이 꼽힌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등은 현 가입자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전체 노인 70%(최대 33만 원)가 받고 있는 기초연금 대상을 저소득층으로 좁히고 금액은 늘리는 방향의 개선안을 권고했다. 지금은 매달 400만 원을 버는 독거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사람에게 주느니 진짜 어려운 노인에게 10만 원이라도 더 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연금 개혁안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 공약대로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만 담겼다. 이는 수급자가 700만 명에 육박하는 기초연금 대상을 축소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이 62만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기초연금만 올리면 “누가 10년, 20년 꼬박꼬박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겠는가”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부 일각에선 1960년대생이 노인 연령대에 진입하면 “빈곤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안정된 직업을 갖고,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가 부족한 1940년대생 및 이전 세대가 퇴장하고 1960년대생이 노인이 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연금개혁 논의에서 당면한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데도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상학 노후희망유니온 정책위원장은 “정부와 국회 모두 노인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래 세대 또한 구조적으로 노년에 가난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10년, 20년 뒤에도 국민연금 수급액이 노후 생계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본질은 동일하다. 우리나라 직장인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나이는 49.3세. 국민연금은 40년 가입 시 평균소득의 40%(소득대체율 40%)를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 기간을 꽉 채우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히 연금 수급액도 적다. 게다가 곧 노년기에 진입하는 1960년대생은 부모와 자녀의 ‘이중 부양’ 부담을 떠안은 샌드위치 세대이기도 하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지난달 8~15일 1960년대생 9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62%에 그쳤다. 고현종 사무처장은 “현재 59세 친구 스무 명 중 다니던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고 했다. 이어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 월평균 수급액이 60만 원인데 이는 평균일 뿐, 대부분 40만 원 이하”라며 “미래 노인 세대 또한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학 위원장도 “노후 빈곤 문제는 노동시장을 그대로 반영한다.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현 노인들이 겪고 있는 빈곤 문제를 똑같이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연금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3만개 연쇄폭발…대피 못한 23명 중 20명 외국인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공장 안에선 배터리 3만5,000개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수십 분 동안 '펑펑' 소리가 이어졌다. 이 화재에선 23명이 대피하지 못했는데, 이 중 20명이 외국인 노동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공장들의 직원 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재 발생시점인 오전 10시 31분쯤 '펑' 하는 폭발음이 수차례 발생했다고 한다. 아리셀 공장 맞은편에 위치한 공장에서 근무하는 김창환(26)씨는 "30분 정도 펑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면서 "화재가 커질 것을 우려해 외부에 주차된 차량을 옮기고, 화학물질 등 밸브는 모두 잠가 2차 피해를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장소 맞은편에 있는 제조업 공장에 근무한다는 A씨 역시 "연기가 피어오르고 폭발음이 올라 소방에 신고했다"면서 "오전 중에는 근무하던 직원들을 모두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다른 주변 업체들도 혹시 모를 피해를 위해 직원들을 대피시키거나 일부 작업을 중단했다. 화재 현장 인근에서는 해당 공장에서 일하던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초조해하거나 오열하는 이들도 발견됐다. 어머니와 통화를 나누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 중년 여성은 손을 덜덜 떨면서 전화를 받더니, 보도 블록에 철퍼덕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주변에 있던 소방대원들이 "아직 상황을 모른다"며 진정시켰지만, 이 여성은 부축을 받고 일어서서도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화성소방서는 오후 3시 5분 브리핑을 통해 "2층 건물에서 근무하던 분들이 대피를 못했다"면서 "화재가 진정되면서 건물 내부를 본격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배터리 3만5,000개가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스스로 다 타고 꺼져 가는 중"이라며 "소방은 인근으로 불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안전 진단 후 내부로 들어가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장 근무자는 102명으로, 현재까지 파악된 실종자는 남성 7명, 여성 15명, 미확인 1명으로 총 23명이다. 이들 중에는 2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포함됐으며, 작업자 명부가 타 버려 신원확인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치워주세요" 호소에도… 中 관광객 휩쓴 제주 편의점 무슨 일?

제주의 한 편의점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먹다 버린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간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해 논란이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인 손님이 많이 온다는 편의점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편의점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먹었으면 좀 치워라. 오늘 근무 교대하러 가니까 이 지경이다. 청소만 엄청 할 예정"이라며 "전 타임 근무자가 치우려고 하면 중국인 손님이 엄청 들어와서 치울 시간도 없었다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사진을 보면 편의점 내부 테이블에 라면 용기와 생수·음료병, 빵 포장 비닐, 마스크 포장비닐, 젓가락, 아이스크림 포장지, 휴지 등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바닥에는 라면 국물도 흘러있었다. 아이스크림을 진열해 둔 냉동실 위에도 먹다 버린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라면 용기만 수십 개 정도 되는 걸로 보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수의 중국인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벽면에 "다 먹은 음식은 정리 정돈 부탁드립니다" "너무 시끄럽게 하면 옆에 사람이 피해를 봐요" 등의 안내 문구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적혀 있었지만, 관광객들은 안내문이 무색하게 정리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해당 사진이 어디서 찍혔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편의점 내 제주특산품이 진열돼 있어 제주 지역으로 추정된다. 누리꾼들은 "관광버스에서 우르르 내려서 먹고 우르르 떠났나. 어떻게 이 지경을 해 놓지", "해도 너무한다. 편의점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다", "남의 나라에 관광 와서까지 민폐를 끼쳐야 하나" 등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제주 도심에서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대변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제주 도민은 지난 18일 제주지역 맘 카페에 글을 올려 "남의 나라 길거리에서 아이 대변을 싸게 한다. 너무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학생과 성관계 후 "저는 성인" 거짓 원고 읽힌 명문대생

13세 중학생과 성관계 후 처벌을 피하려 피해자와 그 부모를 협박한 대학생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전경호)는 24일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어 5년간 정보통신망 이용 정보공개,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각 7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6년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B(당시 13세)양과 아파트 옥상에서 성관계하고 엘리베이터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그는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사실로 처벌받을 경우를 대비해 B양에게 자신이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게 하고 이를 녹음했다. 녹음에는 B양이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자신을 성인이라고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알고 자신을 찾아온 B양 부모에게도 해당 녹음을 들려주며 피해자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B양이 미성년자인지 몰랐고 성관계 및 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 진술 등을 고려해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소위 명문대생으로 인정을 받는 만큼 높은 사회적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갖춰야 하지만 피해자로 하여금 나이를 속인 것처럼 연기하게 하는 등 교활함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초범임을 감안해도 그동안 갈고닦은 지력을 공공선에 쓰려는 기대를 저버리고 해악을 끼친 만큼 죄책에 상응하는 보다 엄중한 처벌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판결이 선고되자 "진짜 아니에요"라는 말을 반복하다 쓰러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