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ICK] 예능에 담긴 '엄마' 이야기, 시청자도 뭉클

입력
2022.11.10 07:56

한가인·김하늘이 밝힌 엄마의 마음
주인공으로 엄마 내세운 '엄마는 예뻤다'

한가인이 '싱포골드'에서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엄마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SBS 캡처

한가인이 '싱포골드'에서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엄마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SBS 캡처

최근 개봉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속 세연(염정아)은 가족들을 위해 늘 희생한다. 그럼에도 무뚝뚝한 남편 진봉(류승룡)과 아들, 딸 모두의 무시가 이어진다. 세 사람이 세연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지나치게 편하게 대한다. 세연은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따뜻한 말을 거의 듣지 못했다.

사실 이는 세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여성들이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라는 이름으로 당연하다는 듯 묵묵히 희생해왔다. 자신의 꿈을 잠시 내려놓은 이도,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낸 이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몇몇 예능들은 가족들을 위해 희생해온 엄마의 삶에 귀를 기울였고 진솔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배우 한가인은 SBS '써클 하우스'에서 "아이들이 애착 관계가 생기고 정서적으로 안정될수록 나는 불안정해졌다. 불안장애가 와서 실제로 상담을 받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최근 '싱포골드'에서는 "아이를 낳고 엄마로 살아오면서 김현주(본명)라는 사람으로 서 있었던 적이 없다. 제이 엄마, 재우 엄마였다. 전화할 때도 '제이 엄만데요'라고 했다"고 밝혔다.

배우 김하늘의 이야기는 tvN '바퀴 달린 집4'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평소에는 아기들 노래만 듣는다. 독서를 진짜 좋아하지만 몇 년 동안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책도 아기에 관한 것들로 읽었다. 나를 위한 게 없었는데 이제 여유가 생기니까 이런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는 거다"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김하늘이 '바퀴 달린 집4'에서 육아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과거 책을 읽을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tvN 캡처

김하늘이 '바퀴 달린 집4'에서 육아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과거 책을 읽을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tvN 캡처

엄마의 청춘에 초점을 맞춰 감동을 전한 방송도 있었다. 올해 시청자들을 만났던 LG헬로비전·MBN '엄마는 예뻤다'다. 주인공은 가족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은 늘 뒷전이었던 엄마들이었다. 의학, 패션, 뷰티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엄마의 청춘을 되찾아주고 그의 마음까지 치유했다. 가수 겸 방송인 이지혜는 제작발표회를 찾았을 당시 "제가 엄마가 되다 보니까 자녀를 위하는 건 당연한데 제게 쓰는 건 아깝다"며 부모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엄마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많은 시청자들이 이들의 내면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가족들을 위해 희생해왔던 엄마들은 이 과정에서 큰 위로를 받았고 서로의 모습을 보며 공감했다. 이러한 예능은 가족 간 소통 기회를 늘리기도 했다. '엄마는 예뻤다'를 시청했다는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보고 나서 바로 엄마한테 연락드렸다"는 글을 게재했다.

예능 속 비연예인들의 자극적인 연애도, 스타의 허당미 넘치는 일상도 흥미롭지만 엄마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감동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전한다. 진정한 의미의 힐링을 가능하게 만드는 여러 프로그램들에 시선이 모인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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