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이기영 과거 글·사진 확산... "신상털이 주의해야"

입력
2023.01.02 15:00
수정
2023.01.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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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신상털려, SNS 글·사진 온라인 확산
군복·트레이닝복·양복 차림... "쓸 만한 사람 돼야지" 적기도
전문가 "정보통신망법 등 위반 소지 있어 주의해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과거 모습으로 추정된 사진들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이기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찾아내 공유하는, 이른바 '신상털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사자가 문제 삼을 경우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기영 페북 사진' '파주 택시기사 살인사건 이기영 옛날 사진' 등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엔 이기영이 부사관으로 임관했을 당시의 사진, 평상복으로 친구들과 찍은 사진, 평상복을 입고 찍은 사진 등이 일부 모자이크 처리된 상태로 올라와 있다.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채 게시된 사진들도 보였다.

이기영의 SNS로 추정되는 계정에는 2012년 12월 3일 '시작'이라는 글과 함께 육군 하사로 임관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실제 이기영은 육군 모 부대에서 2013년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육군교도소에서 복역했다.

2012년 4월 해당 페이스북에는 "쓸 만한 사람이 되어봐야겠다"는 다짐 글이 올라왔지만 두 달 뒤에는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가 잘못했어도 한두 번이지"라며 누군가를 원망하는 듯한 글도 남겨졌다.

누리꾼들은 사진을 보고 "길 다니면서 마주치는 흔한 얼굴이네" "흔한 얼굴에 그냥 일상생활하는 사진이라 더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군생활 할 때 윗사람, 후임병한테 잘했다고 하는 댓글을 보니까 더 소름끼친다", "이기영 본명이 아닌 '이형택이란 가명으로도 살았다고 한다" 등의 댓글도 보였으나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특히 오래전에 찍은 운전면허증 사진이라 현재 모습과 차이가 커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던 탓인지, "이래도 (경찰이) 머그샷 공개 안 할 건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기영의 나이와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씨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배포했다. 증명사진을 촬영할 당시와 현재의 나이대가 같지 않고, 우리나라에선 증명사진 촬영 시 후보정 작업을 많이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실물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신상정보 공개의 원래 취지인 재범 예방 등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경찰도 이 같은 지적을 고려해 검거 이후 새로 촬영한 이른바 '머그샷'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씨가 거부하면서 기존의 운전면허 사진이 공개됐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신상털이는 위법의 소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일 본보와 통화에서 "공익을 위한다고 해도 일반인들이 개인의 신상을 털어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사진을 게시하고, 또 '살인마' 등 욕설까지 붙여 게시하는 행위는 모욕죄나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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