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 관광시장 다시 찬바람 분다

입력
2023.01.11 15:26
수정
2023.01.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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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도착지 인천공항 일원화로
중국?홍콩 제주 직항노선 운항 취소
도내 관광업계 또 ‘개점휴업’ 우려

제주국제공항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국제공항 전경. 김영헌 기자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세에 부딪혀 회복세를 타던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중국 직항 노선에 이어 제주-홍콩 하늘길마저 3년 만의 재취항을 코앞에 두고 다시 끊어지면서 제주 관광업계의 기대가 실망으로 뒤바뀌고 있다.

11일 제주도와 제주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홍콩·마카오발 한국행 비행기의 도착 공항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되면서 오는 22일부터 제주와 홍콩을 주 4회 오갈 예정이던 홍콩익스프레스의 직항 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지난 5일부터는 주 1회 제주와 시안을 오가던 직항 항공기 노선이 이미 끊긴 상태다.

앞서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검역 강화를 위해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홍콩·마카오발 한국행 여객기의 도착 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했다. 지난 2일부터 중국발 한국행 비행기에 적용했던 동일한 규정을 중화권 국가로 확대한 것이다.

중국과 홍콩을 잇는 하늘길이 갑작스럽게 끊기면서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도 회복세가 다시 주춤거리게 됐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광사 등 관광업계는 지난 6월 이후 제주기점 하늘길이 점차 재개 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화권 관광시장 회복에 기대감이 컸지만, 이번 직항 노선 운항 중단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주~중국 직항 18개 노선을 포함해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 172만6,132명에서 2020년 21만2,767명, 2021년 4만8,278명으로 급감했다. 이어 지난해 8만7,944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도내 카지노 8곳 중 5곳은 장기휴업에 들어갔고, 시내면세점들도 임시 휴업을 실시하는 등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했던 도내 대형 식당과 여행사, 숙박시설 등도 폐업하거나 휴업이 속출하는 등 외국인 관광시장은 초토화됐다.

이처럼 침체에 빠졌던 제주 외국인 관광시장은 지난해 6월 무사증 입국과 제주기점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금한령’과 코로나19 여파로 ‘개점휴업’ 중인 제주 크루즈 뱃길도 올해부터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이에 따라 휴업 중이던 도내 카지노가 순차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했고, 지난 1일 이후 모든 카지노가 정상영업에 들어갔다. 도내 시내면세점들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기대감이 컸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제주-홍콩 하늘길을 재개하기 위해 애써온 관광당국의 노력이 당장은 헛수고가 됐고, 다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도내 관광업계 입장에선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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