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평화의 소녀상 앞 또 일장기 '기행' 목사..."대스타될 줄 몰랐다"

입력
2023.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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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일장기 여파 세종서 지속
평화의 소녀상 철거 찬반 집회 참석
한 시민단체, 일장기 목사 경찰에 고발

7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 소녀상 앞에서 열린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의 소녀상 철거요구 집회에 지난 3·1절 세종시 자신의 아파트에 일장기를 게양한 일명 세종 일장기 남(男)인 이모(가운데)씨가 참석하여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7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 소녀상 앞에서 열린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의 소녀상 철거요구 집회에 지난 3·1절 세종시 자신의 아파트에 일장기를 게양한 일명 세종 일장기 남(男)인 이모(가운데)씨가 참석하여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3ㆍ1절 세종시 아파트에 걸린 일장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평화의소녀상’ 철거와 보호를 각각 요구하는 집회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고, 일장기를 내걸어 논란을 촉발한 목사 이모씨는 소녀상 앞에서 일장기를 흔드는 기행을 이어갔다. 한 시민단체는 이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오후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 남측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맨 남성이 일장기를 흔들었다. 지난 1일 자신의 아파트 발코니에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내걸었던 이씨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는 "내가 그 일장기 남(자)”이라며 “(한일 양국이) 우호 속에 미래지향적으로 가기를 바라며 일장기를 게양했는데, 대스타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는 일본인이다"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외가가 일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의 행동과 관련, “왜 이렇게 난리가 나는지 모르겠다”며 “소시민으로 너무 안타깝고, 위법을 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모습을 드러낸 세종호수공원에서는 이날 국사교과서연구소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의 '평화의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씨는 일장기를 소녀상 앞에서 흔들었고, 다른 참가자들은 '위안부도 소녀상도 모두 거짓말'이란 피켓과 '소녀위안부상은 반일 적개심 조장과 한일 관계를 파탄 내는 흉물·빈협약 위반 흉물 소녀상 철거'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이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유엔은 국제분쟁이나 무력 충돌 지역에서 적대국 여성을 납치, 강간, 살해하는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한다"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은 일본 점령지가 아니고 조선 여인은 일본 국민"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

또 “위안소는 납치, 강간 등 전쟁범죄 방지를 위해 설치·운영된 합법적 매춘공간”이라며 “주인과 계약 체결한 후 영업허가를 얻어 돈을 번 직업 여성”이라는 주장까지 쏟아냈다. 이어 “위안부 문제는 여성가족부와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이력의 불쌍한 노인들을 앞세워 국민을 속이고 세계를 속인 국제사기극”이라고 했다.

이들 단체 집회 2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는 세종 지역 21개 시민단체가 '평화의소녀상 철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21개 시민단체는 "소녀상 철거집회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굴욕외교(결과물)"라며 최근 발견된 소녀상 훼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종시에 법에 따른 보호조치를 요구했다. 이 중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세종남부경찰서 앞에서 이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명예훼손과 사자(유관순 열사)에 대한 명예훼손, 사이버 모욕 등의 혐의로 이씨를 고발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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