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돌고래' 상괭이, 제대로 지킬 방법 찾겠습니다"

입력
2023.03.08 17: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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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전단체 플랜오션 이영란 대표 인터뷰


이영란(오른쪽) 플랜오션 대표는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멸종위기종 상괭이(왼쪽)를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WF, 플랜오션 제공

이영란(오른쪽) 플랜오션 대표는 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멸종위기종 상괭이(왼쪽)를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WF, 플랜오션 제공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해 상괭이의 주된 사인인 혼획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상괭이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비영리 해양보전단체 플랜오션을 설립한 이영란 대표의 포부다. 이 대표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세계자연기금(WWF) 등을 거친 국내에서 손꼽히는 해양생물 전문 수의사다. 이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플랜오션 창립식을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 대표가 단체를 설립한 건 해양생태계 보전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그는 "예전부터 바다와 해양생물 보호, 지속가능한 어업 확대를 위한 전문 단체를 만들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영란(오른쪽) 플랜오션 대표와 각 대학 연구진들이 상괭이 부검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태안=고은경 기자

이영란(오른쪽) 플랜오션 대표와 각 대학 연구진들이 상괭이 부검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태안=고은경 기자

이 대표가 주력하는 것은 '웃는 돌고래'로 알려진 상괭이 보호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은 상괭이를 "얼굴 모양이 꼭 웃는 것 같아 귀엽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상괭이는 서해와 남해 연안에 주로 사는데 혼획(허가 어업의 조업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으로 매년 800마리 이상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혼획되는 상괭이 규모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부검대에 오른 엄마 상괭이는 부검결과 임산한 상태로 확인됐다. 사인은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태안=고은경 기자

부검대에 오른 엄마 상괭이는 부검결과 임산한 상태로 확인됐다. 사인은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태안=고은경 기자

이 대표는 상괭이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2020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상괭이 보전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부검과 연구를 통해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상괭이의 생태적 정보를 확보하고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해 혼획을 줄이기 위한 규제나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에는 상괭이를 부검할 만한 장소가 없다"며 "상괭이 부검도 하고, 또 시민들에게 상괭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상괭이 보전센터를 짓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열고 플랜오션을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벳 제공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열고 플랜오션을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벳 제공

이 대표는 또 지속가능한 수산물, 이른바 '지수' 알리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잡은 수산물을 인증하는 곳은 비영리단체인 해양관리협회(MSC)와 지속가능한양식관리위원회(ASC) 등이 있다.

이 대표는 "해양보전을 위한 여러 방법 중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수산업체, 유통업체와 연합회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이를 알고 선택해야 한다"며 "지수를 알리고, 지수를 찾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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