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때 119 영상통화 신고 44% 늘었다... '다매체 신고' 효과

입력
2023.07.25 12:00
수정
2023.07.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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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2011년 다매체 신고 도입
"신고 분산, 상황 조기 파악 도움"

15일 충남소방본부 신고접수요원이 영상통화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15일 충남소방본부 신고접수요원이 영상통화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영상 보이시나요? 도로가 물에 잠겼어요. 나갈 수가 없어요.”

이달 15일 오전 5시 55분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충남 공주에 사는 신고자는 일반전화가 아닌 영상통화로 “마을 도로에 물이 차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산사태 위험도 있다”며 소방에 현장 상황을 알렸다. 당시 이곳에는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로 옥룡동과 금성동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다. 영상으로 상황을 파악한 접수요원은 침착하게 행동수칙을 안내했고, 출동대원에게도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최근 119종합상황실에 영상통화 등 ‘다매체 신고’ 접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매체 신고는 기존 유선전화가 아닌 문자나 사진, 119신고 애플리케이션, 영상통화 등으로 신고하는 방법이다. 2011년부터 소방청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폭우에서 톡톡한 효험을 봤다.

25일 소방청에 따르면, 폭우가 집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접수된 다매체 신고는 총 7만7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8,204건) 대비 21.6% 늘었다. 특히 영상통화 신고가 2만9,533건으로 44.4% 급증했다.

다매체 신고는 전화신고가 어려운 청각장애인이나 외국인, 고령층 등을 위한 취지로 도입됐으나,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간 신고가 이뤄지면서 신고 폭주로 인한 시스템 장애를 예방하고 현장상황 조기 파악에 도움이 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다매체 신고는 각종 재해 발생 시 현장대원들이 정확한 출동지점을 확인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며 “내달 태풍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여러 신고 매체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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