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인구 부자 나라 인도네시아..."중국 의존 공급망 분산 시킬 핵심 지역"

입력
2023.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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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 자원 풍부한 인도네시아
중국 공급망 대체 국가로 급부상
인구 대국 이점 살려 내수시장도 공략 해 볼만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김건희(오른쪽 두 번째) 여사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왼쪽 두 번째) 대통령, 이리아나 위도도 여사와 정상회담 뒤 인도 출국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김건희(오른쪽 두 번째) 여사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왼쪽 두 번째) 대통령, 이리아나 위도도 여사와 정상회담 뒤 인도 출국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첫 해외 투자 국가로 인연이 깊다. 1968년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 임업 투자를 통해 처음으로 경제 협력을 맺었다. 1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인도네시아 교역액은 1973년 수교 당시 1억8,5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140배 이상 늘어난 260억 달러에 달한다. 투자 부분에서도 한국은 2013년 이후 지난 10년 동안 평균 19.6% 이상 성장했다.



조코 위도도 집권 후 개방경제...광물 부국으로 각광

그래픽=김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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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인구 대국이자 아세안을 대표하는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남다른 잠재력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인도네시아 동포 간담회


현재 인도네시아의 위상은 5일 인도네시아 동포 간담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압축돼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지난해 기준 2억7,753만 명으로 인도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다. 국민 평균연령도 29.9세로 젊다. 인구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생산 가능 인구의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3,188억 달러. 아세안 10개국 GDP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역동적이고 큰 내수 시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5.31%에 달했다.

우리나라와 교역은 2011년 300억 달러를 달성한 후 오르락내리락을 되풀이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인니 교역액은 2016년 148억9,000만 달러까지 감소하다 2017년 179억8,000만 달러, 2018년 199억9,000만 달러까지 회복했다.

팜오일, 석탄, 천연가스 등 원자재 위주의 수출 구조를 가진 인도네시아가 2010년대 중반 저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에 주로 유연탄, 천연가스, 동광 등을 팔고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 휘발유, 합성수지, 경유와 집적 회로 반도체 등을 수출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해지면서 풍부한 자원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최대 강점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매장량 1위인 니켈(전체 매장량의 22.1%), 2위인 주석(16.3%)을 비롯해 금(5위‧4.8%), 보크사이트(6위‧3.8%), 코발트(6위‧7.9%) 등 첨단 산업의 원재료인 각종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중공업 부흥책으로 '광물 수출 금지' 카드 꺼낸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022년 3월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022년 3월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대 후반 다시 증가한 한‧인도네시아의 교역액은 2020년 다시 139억 달러로 꺾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효과와 함께 조코 위도도 정부가 2020년 자국 내 정‧제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니켈을 원광 형태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한 영향을 받았다. 유럽연합(EU)은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출 제한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했다며 제소했고, WTO도 EU의 손을 들어줬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항소하며 광물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한 시간을 벌어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자원민족주의라는 국제사회 비난에도 오히려 올해 구리와 보크사이트 등으로 수출 통제 범위를 더 넓혔다.

덕분에 2018년 –9.1%, 2019년 –3.8%로 역성장한 인도네시아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니켈 수출금지 조치 후 코로나19에도 3년 연속 늘어 지난해 456억 달러(전년 대비 46.7% 성장)에 달했다. 2017년 우리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선언한 후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네시아 직접 투자를 늘린 배경이기도 하다. 2018년까지 7억~8억 달러 수준을 오갔던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직접 투자는 2020년 11억7,000만 달러, 2021년 24억1,000만 달러로 늘었다.



급증한 직접 투자....내수시장 공략 기대해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 기지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해 불거진 공급망 리스크를 균형 있게 조절할 수 있는 핵심 지역으로 인도네시아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인도네시아 경제 협력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니켈, 희토류 공급망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전기차‧배터리 생산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투자에서) 채굴과 가공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배터리셀까지 만드는 모든 공정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통해 앞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많아진 만큼 이제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의 내수 시장을 공략할 때도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으로부터 중간재와 소비재를 많이 수입하는 아세안 지역에서 일본 수출품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였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기술이 높아진 만큼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수출 시장을 늘리라는 말이다. 조상현 원장은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차린 자동차를 비롯해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등 주변국에 가전제품, 휴대폰 생산 거점을 갖춘 만큼 소비재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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