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또래 살해' 이전에도 중고거래 앱으로 2명 유인해 살해 시도

경찰 수사 통해 여죄 드러나
살인예비 혐의로 검찰에 송치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유정(23). 부산경찰청 제공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유정(23)이 범행 전 또 다른 2명을 살해하려고 유인한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2일 정유정의 여죄를 수사해 2건의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로 확인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 5월 범행 수일 전에 온라인 중고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A씨를 부산 북구의 한 산책로로 유인해 살해하려다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등의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또 같은 중고거래 앱 채팅을 통해 10대 B군도 산으로 유인하려고 했지만, 중고거래와 다소 거리가 있는 채팅 내용과 장소 등을 의심한 B군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찰은 정유정의 인터넷 게시글, 채팅기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피해자들의 인적 사항과 진술을 확보했다. 반면 정유정은 살인예비 혐의를 받고 있는 2건에 대해 범행 당시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다며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한 사건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이전에도 흉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정유정이 진술했다”면서 “이번 추가 살인예비 혐의와 관련해 살인 준비 행위를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5월 26일 오후 5시 41분쯤 중학생을 가장해 과외 앱에서 알게 된 A씨의 집에 찾아가 110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낙동강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유정은 최근까지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살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정유정의 첫 공판은 18일 열린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