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경 선생 '국어문법' 육필원고, 현대기술로 원형 복제

입력
2023.10.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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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맞아 복제본 한글학회에 전달
원본은 보존, 복제본 전시 연구 활용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國語文法)' 육필원고의 원본(왼쪽)과 복제본. 국가기록원 제공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國語文法)' 육필원고의 원본(왼쪽)과 복제본. 국가기록원 제공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오는 9일 훈민정음 반포 577돌 한글날을 맞아 주시경(1876~1914) 선생의 ‘국어문법’ 육필원고를 복제해 원소장처인 한글학회에 전달한다고 5일 밝혔다.

주시경 선생이 지은 국어문법은 현대문법의 종합적 체계와 오늘날 맞춤법 기틀을 마련한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기본 이론을 세운 책이다. 국어문법 연구 최초로 순수 우리말을 사용하고, 문법용어의 순 한글 표기 시도 등 대한제국 시기 국어학 연구를 집대성한 자료다. 육필원고는 1909년 7월 완성됐고, 2012년 국가문화재로 등록됐다.

원본은 학글학회가 소장하고 있는데, 복제본 없이 유일한 희귀본임에도 불구하고, 기획 전시 등에 활용되고 있어 훼손 우려가 높았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원본 훼손을 방지하고, 전시ㆍ열람 및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7~9월 맞춤형 복원ㆍ복제 작업에 나섰다.

복제본에는 원본과 가장 유사한 우리나라 전통 한지를 사용했고, 이미지 스캔과 편집, 색맞춤, 디지털 인쇄, 외형 재현 과정(첨지, 책끈, 표지 재현, 장정 등)을 거쳤다. 원본 표지와 똑같이 얼룩 위치와 색상까지 재현했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은 “복제된 기록물은 전시 등을 통해 많은 국민이 관람하고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병필 국가기록원 원장도 “국가적으로 소중한 기록유산이 훼손되지 않고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기록원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국가기록물의 보존 수명을 연장하고 후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ㆍ복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민간ㆍ공공 등 67곳 235건(약 8,200매)을 복원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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