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도 열광한 '록스타 오리'...서울 중랑천에 200마리 등장

입력
2024.01.18 13:00
수정
2024.01.18 14:02
구독

천연기념물 원앙, 용비교 근처 집단 출몰
윤무부 박사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어"

이달 초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서 발견된 원앙 무리. 성동구청 유튜브 영상 캡처

이달 초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서 발견된 원앙 무리. 성동구청 유튜브 영상 캡처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 천연기념물 원앙 200여 마리가 출몰했다. 전 세계에 2만 마리 정도만 남은 원앙이 서울에서 집단으로 발견되는 일은 드물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16일 트위터에 중랑천 용비교 쉼터 인근에서 원앙 200여 마리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 구청장은 "'새 박사님'이란 별칭으로 친숙한 윤무부 박사님에게 중랑천 용비교 하부 용비쉼터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한 무리로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화합과 사랑의 상징인 원앙이 성동구에 무리를 지어 나타났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알렸다. 성동구청은 공식 유튜브를 통해 중랑천에 나타난 원앙 200여 마리를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국내 대표 '새 박사'인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예전에도 서울에서 (원앙이) 한두 마리씩 나타나긴 했지만, 이렇게 집단으로 나타난 건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에도 없었다"라며 "용비교 밑에 찾아오는 원앙이 얼마나 희귀하고 아름다운지 알리고 싶다"고 기뻐했다.

이달 초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서 발견된 원앙 무리. 성동구청 유튜브 영상 캡처

이달 초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서 발견된 원앙 무리. 성동구청 유튜브 영상 캡처

원앙은 기러기목 오리과 원앙속에 속하는 조류로 우리나라에선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됐다. 주로 산간 계곡이나 하천, 저수지에 서식하고, 암수 한 쌍이 항상 함께 생활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만~3만 마리만 남아있다.

이번에 발견된 원앙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천수만 등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와 서울 중랑천, 경기 안양천, 김포 장릉저수지, 사천 와룡저수지 등에서 집단 월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달 15일에도 제주 조천읍 한 골프장 연못에서 원앙 무리가 발견됐다.

동아시아와 유럽에 주로 서식하는 원앙은 2018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나타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원앙'으로 알려진 아메리카원앙에 비해 외모가 아름답고 귀엽다. 당시 센트럴파크에는 원앙 출몰 소식에 수십 명의 탐조객과 사진사들이 모이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서도 "록스타 오리", "그림 같은 새"라며 소식을 전했다.

2021년 3월 22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 후원의 춘당지에서 수컷 원앙들이 깃털을 가다듬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021년 3월 22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 후원의 춘당지에서 수컷 원앙들이 깃털을 가다듬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장수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