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경주' 태안 앞바다서 나온 '백제 유물' 전시에 첫선

입력
2024.04.08 13:00
수정
2024.04.08 16:3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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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박물관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의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전경. 태안 해역에서 발견된 암키와와 깊은 바리를 대중에 첫 공개하면서 서울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같은 시기 유물과 나란히 전시했다. 이혜미 기자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의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전경. 태안 해역에서 발견된 암키와와 깊은 바리를 대중에 첫 공개하면서 서울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같은 시기 유물과 나란히 전시했다. 이혜미 기자

충남 태안 앞 서해는 '바닷속 경주'로 불린다. 해난 사고 이후 발견하지 못한 수중문화유산은 약 30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신안선'을 발견하면서 태동한 국내 수중고고학은 2007년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 연이어 난파선이 발견된 이후 새로운 막을 열었다.

국내 수중고고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가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 유일 수중문화유산 연구기관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유물 70여 점을 선보이는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전시다.

태안 앞바다에서 출수되는 유물 중엔 고려시대 유물이 다수였다. 조세 징수품을 해상으로 운송하는 조운제도에 따라 각 지역에서 수도 개경으로 물자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수장된 유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선 백제의 수중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백제의 것으로 추정되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나온 기와 조각 10점과 깊은 바리 조각 3점이다. 해상왕국 백제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지점이다.

태안선에서 발견된 고려 12세기의 두꺼비 모양 벼루. 두꺼비의 울퉁불퉁한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흰색과 검은색 안료로 점을 찍었다. 이혜미 기자

태안선에서 발견된 고려 12세기의 두꺼비 모양 벼루. 두꺼비의 울퉁불퉁한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흰색과 검은색 안료로 점을 찍었다. 이혜미 기자

희귀성과 조형미 등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 7점, 현재까지 발견된 유일한 두꺼비 형태의 벼루인 '청자 철화 퇴화 점무늬 두꺼비모양 벼루'도 볼 수 있다. 지상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달리 깨진 조각 하나 없이 완벽한 원형을 지키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송동림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바닷속의 개흙이 침몰선과 유물들을 보호해 오랫동안 깨끗한 상태로 보존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의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전시에서 수중고고학자의 복장을 재현한 모습. 이혜미 기자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의 '바닷길에서 찾은 보물' 전시에서 수중고고학자의 복장을 재현한 모습. 이혜미 기자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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