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피해자"... 미 검찰, '219억원 절도' 전 통역사 기소

입력
2024.04.12 04:24
수정
2024.04.12 1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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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사칭해 은행 계좌 접근
수천 건 베팅… 오타니는 피해자”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차전 경기에 출전한 다저스 소속 선수 오타니 쇼헤이(왼쪽)가 당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차전 경기에 출전한 다저스 소속 선수 오타니 쇼헤이(왼쪽)가 당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오타니는 피해자다.”

불법 도박 빚을 갚으려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댔다가 해고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州) 중부연방지검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1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훔친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즈하라의 혐의는 은행 사기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은행 측에 오타니를 사칭해 그의 계좌에 접근했고, 수천 건의 도박을 했으며, 딴 돈을 자기가 관리하는 계좌에 예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즈하라가 사실상 오타니의 매니저 역할을 하며 오타니의 은행 급여 계좌 개설을 도와줬다고 부연했다. 그는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5일 미국 본토 개막전 시작 전 기자회견을 열어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MLB 서울 시리즈 기간인 지난달 20일 불법 도박 자금을 대기 위해 오타니의 돈 수백만 달러를 훔친 사실이 드러나 오타니 변호인으로부터 고발당했다. 미국 언론에 “오타니가 내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거짓말하는 등 해고 전후 상반된 내용을 진술한 미즈하라 탓에 오타니마저 사건에 연루됐고, 사태 파장이 커졌다. MLB 사무국은 야구 종목에 도박한 선수에게 불법·합법을 떠나 1년간 출전을 불허한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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