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훈련 중 수류탄 폭발로 두 명 사상..."안전핀 뽑고 던지지 않아"

입력
2024.05.21 12:00
수정
2024.05.21 21: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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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사망, 부사관은 중상
육군 "실수류탄, 연습용으로 대체"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 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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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폭발 사고가 발생, 훈련병 한 명이 숨지고 부사관 한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 규명에 들어간 군은 당분간 실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훈련에 사용하기로 했다.

21일 육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세종시 소재의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 교육대에서 투척 훈련 중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훈련병은 안전핀을 뽑은 후에 수류탄을 던지지 않았고, 교관인 부사관이 조치하는 과정에서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사망 장병과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군사경찰과 민간경찰이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 및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부사관과 훈련병은 국군대전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훈련병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손과 팔 등에 중상을 입은 부사관은 응급치료를 받은 뒤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부상자는 의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숨진 훈련병과 부사관 모두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고 밝혔다.

육군은 환자전담지원팀을 통해 부상을 입은 교관의 신속한 완쾌를 지원하는 한편 함께 훈련했던 장병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정신건강지원팀을 운영, 상담 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육군은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될지는 미지수다. 군에서는 2014년 9월 해병대 교육훈련단, 2015년 9월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잇따라 수류탄 사고가 발생했다. 군은 50사단 사고의 원인 조사를 3년간 실시했지만, 끝내 밝혀내지 못하고 조사를 매듭지었다.수류탄은 안전핀 제거 이후 4, 5초 이후 폭발하는 게 보통이지만, 사고 당시엔 지연 시간 없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수류탄 품질결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군에 보급된 수류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나, 품질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중단됐던 실수류탄 훈련은 2019년에서야 재개됐다. 안전 매뉴얼이 강화됐고, 2020년 5월엔 안전핀 제거 시 즉시 폭발하지 않는 새로운 신관을 장착한 신형 수류탄이 보급됐다. 이날 사고가 난 수류탄 역시 신형 수류탄이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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