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에게 금감원 대리 시험 부탁한 동생… 결국 둘 다 재판행

입력
2024.05.27 18:29
수정
2024.05.27 19: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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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금감원 시험 겹쳐, 형이 한 곳 대리 응시
동생 한은 최종 합격… 금감원은 면접 포기
감사에 적발, 업무방해 등 혐의 불구속 기소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뉴시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뉴시스

금융감독원 채용 시험에 대리 응시한 쌍둥이 형제가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부장 유정현)는 업무방해와 공문서 부정행사 혐의로 30대 쌍둥이 형제인 형 A(35)씨와 동생 B(35)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둘은 2022년 9월 22일 금감원 1차 필기시험에 응시하면서 A씨가 B씨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부정 사용해 대리 응시하는 등 금감원의 신입직원 채용에 관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형이 동생 채용 시험을 대신 치른 건 동생이 같은 시간 한국은행 1차 필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였다. 금감원과 한은의 2022년 하반기 신입사원 신규 채용 1차 필기시험 일정이 같았던 것이다. 두 국책기관은 경제·경영학을 전공한 이들에게는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B씨는 둘 중 하나를 포기하기 싫어 외모가 비슷한 형에게 응시를 부탁한 것이다.

쌍둥이 형제는 1차 필기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이후 동생은 형이 대리 응시한 사실을 숨기고 금감원 2차 필기시험과 1차 면접을 직접 치러 합격했다. 하지만 이후 한은에 최종 합격하자 금감원의 2차 면접은 포기한 채 한은에 입사했다.

지난해 5월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B씨의 대리시험 응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고, 한은 측은 자체 감사에 착수해 B씨로부터 관련 내용을 확인한 뒤 같은 달 17일 금감원과 함께 쌍둥이 형제를 검찰에 고발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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