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 독일 국빈 방문 마크롱 "미국만 바라봐선 안 돼"

입력
2024.05.28 08:49
구독

"새로운 유럽 공동 안보 개념 구축해야"
"우크라 항복으로 평화 협상해선 안 돼"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6일 독일 베를린의 벨뷔성에서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베를린=AP 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6일 독일 베를린의 벨뷔성에서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베를린=AP 뉴시스

프랑스 정상으로는 24년 만에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만 바라보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유럽 자강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드레스덴 성모교회 광장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공동의 새로운 안보 개념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청중 약 1만5,000명 앞에서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번갈아 쓰며 연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진정한 통일 혹은 통합은 우리가 스스로 국방과 안보의 틀을 확립할 때 완성된다.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의 과제"라며 "그래서 우리는 몇 달 안에 유럽인으로서 이 틀을 재정의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유럽으로서는 행운이라면서도 "그들에게 항상 이런 노력을 요구하는 게 합리적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를 향해서는 "20세기 최악의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제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유럽의 미래를 가지고 노는 권위주의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항복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평화조약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경제 분야에서도 유럽 자강론을 폈다. 그는 미국·중국과의 경쟁에서 주권을 지키기 위한 원칙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순진하게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유럽식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은 2000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함께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비를 찾아 참배했다. 28일 뮌스터에서는 유럽 통합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베스트팔렌 평화상을 받는다. 이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위용성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