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직격탄 저축은행, 연체율 8.8%…9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4.05.29 14:49
수정
2024.05.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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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저축은행 순손실 1,543억 원
부동산 PF 등 기업대출 연체율 11%
자체 PF 정상화 펀드 구축해 부실 정리

저축은행. 연합뉴스

저축은행.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이 8.8%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대규모 부실 대출로 촉발된 저축은행 사태 때 20%까지 치솟았던 연체율은 2015년 4분기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다시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3,500억 원 규모의 2차 정상화 펀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9일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실적을 종합해 발표했다. 1분기 저축은행 업계는 전년 동기 대비 1,016억 원의 손실이 늘면서 1,543억 원의 적자를 봤다.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중앙회 측은 설명했다.

총자산은 12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1%(3조9,000억 원) 감소했다. 보수적 기조로 대출을 관리하면서 여신은 전년 말 대비 2.6%(2조7,000억 원) 줄어든 101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수신 역시 전년 말 대비 3.2% 감소한 103조7,000억 원이었다.

연체율은 작년 말(6.55%) 대비 2.25%포인트 오른 8.8%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4분기(9.2%)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경기회복 둔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거래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중앙회 측 설명이다.

특히 부동산 PF 대출 영향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은 11%로 전년 말(7.48%) 대비 3.52%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은 5.25%로 전년 말(5.01%) 대비 0.24%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0.32%로 전년 말(7.73%) 대비 2.59%포인트 상승했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이나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중앙회 측은 설명했다. 경영안정성을 보여주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4.69%로 법정기준(자산 1조 원 이상 8%, 1조 원 미만 7%) 대비 약 2배 수준을 유지했으며,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2.99%로 법정기준(100%)을 웃돌았다.

저축은행업권은 부실 PF 채권 정리를 위해 업계 자체적으로 정상화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각 저축은행이 자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펀드에 매각하고, 펀드가 부실채권을 시장에 재매각하는 역할을 한다. 당초 22개사 2,000억 원 수준으로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부실 자산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27개사 3,5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펀드를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업권 내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수익성 개선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초점을 맞춰 대응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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