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백서 특위 '한동훈 원톱 체제' 질문에... 장동혁 "다른 대안 있었나"

입력
2024.05.29 21: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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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책임론 검증 본격화
친한계 장동혁, 적극 엄호
특위, 한동훈 면담 방침도 고수

조정훈(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조정훈(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가 4·10 총선 패배 책임과 관련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책임론 검증에 돌입했다.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과 맞물려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지만, 특위는 일단 선거 당시 사무총장이면서 '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장동혁 의원 면담으로 시동을 걸었다.

특위는 29일 국회에서 장 전 사무총장과 약 2시간 20분간 비공개로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총선 공천과 공약, 전략과 홍보 등 선거 전반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한 전 위원장의 역할과 메시지, 동선 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원톱' 체제와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 등이 패착이란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도 "한동훈 원톱 체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장 전 사무총장은 "한동훈 원톱 체제를 결정하기 이전에 어떤 대안이 있었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선거를 이끌 인지도와 체급을 갖춘 인물이 부족했다는 취지다. 한 전 위원장이 선거 유세 당시 '맞춤형 메시지가 없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장 전 사무총장은 '당에서 메시지 기능을 뒷받침해 줄 역량이 부족했다', '지역별 핵심 이슈와 정치적 쟁점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보강을 요청했지만 실현이 어려웠다'는 취지로 한 전 위원장을 엄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연구원 판세 분석 결과를 후보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배경과 비례대표 공천 순번 결정 등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이어졌다. 한 특위 위원은 "당시 지도부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배경이 어땠는지 상세히 설명을 했다"며 "매우 협조적이었고 (참석자들)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장 전 사무총장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제가 총선 때 했던 일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말씀드렸다. 백서를 잘 집필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날 한 전 위원장의 면담 참석 여부에 대한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장 전 사무총장은 특위의 한 전 위원장 면담 추진에 대해 "백서특위가 특검은 아니지 않으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유력한 당권주자로 부상하면서 특위가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해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친윤석열계' 내에서는 "지금 대표로 출마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유상범 의원), "한동훈 출마 여부로 전당대회 관심이 쏠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이철규 의원) 등 탐탁지 않은 반응이 나온다.

그럼에도 특위는 한 전 위원장 면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조정훈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 전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확정되지 못했다"면서도 "그분(한동훈)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총선백서는 총선에 관여한 모든 분이 언급 대상이고 평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김민순 기자
이민석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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