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돌진 음주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 연인 중 남친만 구속

입력
2024.05.30 23:55
수정
2024.05.31 00:15
구독

사고 보험금 타려 '내가 운전' 허위 진술
남친에 대해선 "증거인멸" 영장 발부
여친은 "운전 경위 비춰 불구속 재판" 기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술에 취해 차를 몰고 가다 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연인 중 남자친구만 구속됐다.

30일 청주지법 이연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보험사기 미수·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받는 남자친구 A(20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음주운전·재물손괴·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받는 여자친구 B(20대)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통해 심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운전하게 된 경위에 비춰 계획성과 주도성과 관해 방어권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함께 술을 마신 B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타 이동하던 중 진천군 덕산읍의 한 교차로 인근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를 낸 뒤 출동한 경찰관을 향해 깨진 유리창 파편을 들고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에도 A씨는 경찰에 자신이 술을 마신 뒤 렌터카를 몰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는 동승자인 B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둘은 음성군의 한 식당에서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의 술을 마셨다. 이후 A씨가 차량을 렌트해 100m가량 운전하다 “운전연습을 시켜주겠다”며 B씨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술을 마신상태에서 운전까지 서툴렀던 B씨는 700m 정도 가다 결국 사고를 냈다. 당시 사고 여파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점포 2곳이 파손돼 7,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A씨는 허위로 진술하게 된 경위와 관련해 “내 명의로 렌트카를 빌려 사고 보상금을 받기 위해 (내가 운전한 것으로) 거짓말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