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언론 브리핑 80번... 실세 금감원장, 본인에게 준 점수는?

입력
2024.06.04 15:58
수정
2024.06.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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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2주년 간담회
1년 전 C+...이젠 "석차보다 열심히 하자"
"밸류업 위해 금투세·상속세 목소리 낼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개편 등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취임 2주년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금투세는 지난 정부 초기에 논의된 것이라 그사이 코로나19 대유행, 가상자산 및 채권시장 붐, 금리 인상 등 바뀐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봐야 한다"면서 "기업과 관련된 상속세 역시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이나 기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그와 관련한 의견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초부터 밸류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금투세 폐지와 상속세 완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반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부자감세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밸류업에 대한 동력이 상실됐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와중에 코스피는 제자리걸음을 넘어 역주행하는 처지다. 이 원장은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가 추진된 지 10년이 걸렸다"며 "정부도 앞으로 3년간 이런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기간 동안 언론과 80여 차례 브리핑을 가지며 활발한 소통을 한 그를 둘러싸고 일부에선 '실세 금감원장'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탓이다. 상위 정부기관인 금융위원회를 패스하며 '월권' 논란도 제기되기도 했다. 본인에 대한 점수를 묻는 질문에 이 원장은 "1년 전에는 C+ 학점을 줬지만, 지금은 수능을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석차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2년 됐다고 이제 내가 뭐 좀 안다고 섣불리 잘못 판단할 수 있어 겸손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2년간 가장 중점을 둔 사안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관리를 꼽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N월 위기설'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엔 그동안 과잉 투자된 곳을 정리하고 생산성 높은 곳으로 자금이 가도록 해 실제 원인을 해결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N월 위기설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주요 추진 업무로 7월 시행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대한 준비를 지목하기도 했다.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 이용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과 관련된 투자 상품이 종전 금융상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슈가 있고, 소비자 보호가 잘되고 있는지 의문이 있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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