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손님들과 다섯 차례 갔다는 그 미술전...호암미술관에 6만 명 발길

입력
2024.06.04 18:00
수정
2024.06.04 18: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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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불교미술 기획전

호암미술관이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관람객 6만 명을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기획전에 전시 중인 불교 미술품 전경. 삼성전자 제공

호암미술관이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관람객 6만 명을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기획전에 전시 중인 불교 미술품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문화재단은 호암미술관의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누적 관람객 6만 명을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아시아 최고 종교 미술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는 여성을 주제로 한·중·일 불교미술을 조명한 세계 첫 전시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다섯 차례 방문했을 정도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비즈니스 미팅 등을 위해 만난 주요 외빈과 이 전시를 관람하며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삼성의 노력을 소개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호암미술관은 이 기획전에 5년을 쏟아부었다. 한국·일본·미국·유럽 27개 컬렉션에서 미술품 92점을 모아왔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미술품만 47점에 달한다. 특히 해외 개인 소장가에게 대여한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7세기 중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26.7㎝ 불상으로, '백제의 미소'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고려시대 국보급 작품 '나전 국당초문 경함' 역시 전 세계에 단 6점이 남아있는 진귀한 명품으로 평가된다.

삼성문화재단이 소장 중인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아미타여래도', '석가여래설법도' 등 네 점도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이재용 회장이 관심 있게 봤다는 '감지금니 묘법연화경'은 고려시대 최고위층 여성이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필사한 작품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함께 방문한 일행에게 이 작품을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돋보기'를 직접 시연하는 등 적극적으로 전시 미술품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궁중숭불도', '자수 아미타여래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1982년 문을 연 호암 미술관은 한국 미술문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30년 넘게 모은 문화재 1,167점(국보·보물 10여 점 포함)을 1978년 삼성문화재단에 기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관이 세워졌다. 이건희 선대회장도 부친을 따라 2004년 리움미술관을 열었고 2021년 이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이건희 컬렉션 등 2만3,000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부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2025년)과 미국 시카고미술관·영국 런던 대영박물관(2026년)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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