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AI 자립' 추구... 엔비디아 새 성장동력 될 것"

입력
2024.06.10 15:15
수정
2024.06.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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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중갈등 속 AI 자립 나선 국가들
AI 투자 확대... 엔비디아 새 수익원 부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 블랙웰을 소개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 블랙웰을 소개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130조 원)를 돌파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파죽지세가 앞으로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를 위해 AI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 학습과 개발에 최적화한 종합 반도체 'AI 가속기'뿐 아니라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으로, 통상 AI 투자액의 상당액은 엔비디아 칩을 확보하는 데 쓰인다.

각국 정부, 'AI 자립' 위해 투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아시아와 중동, 유럽에 있는 국가들이 자국의 새 AI 컴퓨팅 시설에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엔비디아에 빠르게 성장하는 수익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AI 투자에 나서는 각국 정부의 목표는 '완전한 자립'이다. 현재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AI 모델은 대부분 미국에서 개발된 것인데, 이대로라면 AI 혁명이 진행될수록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국 영토 안에서 자국민의 데이터와 모국어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서둘러 개발하겠다는 게 각국 정부의 의지인 셈이다.

WSJ는 특히 AI 등 첨단 기술을 놓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AI 자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중 대립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 AI 기술력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위기감이 세계 각국에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캐나다, 일본 등 적극적

이 매체는 자체 AI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싱가포르를 꼽았다. 싱가포르는 국립 슈퍼컴퓨팅 센터를 엔비디아의 최신 칩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으며, 싱가포르 국영 통신사인 싱텔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동남아시아 소재 데이터센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달 자국의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을 위한 국가 컴퓨팅 전략의 일부로 15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일본도 자국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약 7억4,000만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의 AI 투자 열기가 정점을 찍은 뒤 식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투자 의지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 기업에 신성장동력이 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민간 기업의 칩 투자가 줄더라도, 정부가 엔비디아에 새로운 수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얘기다. 매체는 "분석가들은 엔비디아 매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는 있으나, 매출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엔비디아에는 계속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각국 정부의 AI 칩 투자)이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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