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국 대만 침공 시 '드론 지옥' 맞닥뜨릴 것"

입력
2024.06.11 14:00
수정
2024.06.11 14:01
구독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대만 해협 유사시 전략 공개
드론·무인 잠수정으로 1차 방어선 구축..."시간 벌기"
"현 전력으로 중국 군비 확장에 대응 못 한다" 지적도

지난해 3월 한국과 미국 간 합동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가 실시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킬러 드론’으로 알려진 ‘그레이 이글’이 이륙하고 있다. 평택=왕태석 선임기자

지난해 3월 한국과 미국 간 합동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가 실시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킬러 드론’으로 알려진 ‘그레이 이글’이 이륙하고 있다. 평택=왕태석 선임기자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의 1차 전략은 드론 등 수천 기의 무인 전력을 동원해 중국의 전력을 최대한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외교안보 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 참석한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군의 대만 해협 유사시 군사 전략의 일부를 공개했다.

WP는 "대만 해협에서의 미국의 '플랜A'는 사전 경고 없이 압도적 무력으로 대만을 단기간 내 점령하려는 중국의 대만 침공 계획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함대가 대만 해협을 건너기 시작하자마자 수천 척의 미군 잠수정, 무인 수상함, 드론 등의 '무인 전력'으로 1차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이른바 '무인 지옥도(hellscape)' 전략이다.


"대량의 드론 등 무인 전력으로 '지옥' 만든다"

파파로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나는 기밀로 분류된 무기들로 대만 해협을 '무인 지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략으로 우리는 중국군을 한 달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이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WP는 "대량의 드론이 제때 준비되지 않으면 미국 해·공군 자산의 심각한 손상과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들의 개입·확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미국 싱크탱크들이 실시한 대만 해협 관련 '워게임'의 결과였다"고 WP는 덧붙였다.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미국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미국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앞서 지난해 8월 캐슬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은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구상'이라는 새로운 군사 전략 개념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적용한 드론 등 대규모 무인 전력을 구축, 중국의 전면적 공세를 막고 병력 손실은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무인 지옥도'는 이를 대만 해협에 적용한 전략인 셈이다.


"'항모 킬러'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수단 없어"

파파로 사령관은 "미군의 현 전력으로는 중국군의 대규모 군비 확장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고도 고백했다. '항공모함 킬러'인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믿을 만한 수단을 확보하지 못했고, 대만에 대한 미군의 무기 지원도 예정된 일정에 비해 뒤처졌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은 남중국해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미일 간 합동 태스크포스를 만들자고 요구하는 데 반해 미국은 꾸물거리는 중"이라고도 지적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누구도 아시아에서의 군비 경쟁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중국이 군비 경쟁을 고집한다면 미국과 그 파트너들은 이에 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들(중국)에 복종하거나 최대한 무장하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충돌에 대비한 군비 확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