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원전 아래 규모 6.5 지진 나도 버텨"... 큰 지진 땐 수동·자동 정지 대응

입력
2024.06.12 14:30
수정
2024.06.12 16: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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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빛 원전 지진계측값 0.018g
내진설계 기준보다 한참 낮은 수치
경주 5.8 지진 당시 원전 수동 정지
"다른 산업·생활 시설 안전 더 시급"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 지진으로 부안군 계화면에 있는 한 중학교 담벼락에 금이 가 있다. 전북자치도교육청 제공

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 지진으로 부안군 계화면에 있는 한 중학교 담벼락에 금이 가 있다. 전북자치도교육청 제공

전북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원자력발전소는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안과 가장 가까운 한빛 원전에서 파악된 이번 지진계측값은 내진설계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앞으로의 여진과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원안위는 12일 "오전 8시 26분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원안위 지역사무소가 모든 부지 원전에 대해 긴급 현장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며 "현재까지 국내 모든 원자력 시설의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원전은 지진으로 지반이 움직인 최대가속도를 이용해 지진의 영향을 측정한다. 이번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원자력 시설은 약 42.6㎞ 떨어진 한빛 원전이다. 이날 한빛 원전의 지진계측값은 최대 0.018g로 나타났다.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은 0.2g나 0.3g(g는 중력가속도)다. 원안위 관계자는 "0.2g를 버틸 수 있는 설계면 원전 하부에서 규모 6.5 정도 지진이 일어나도 괜찮다고 평가한다"며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대형 원전은 내진설계 기준이 0.3g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도 지진계측값 0.1g에서는 수동으로, 0.18g에서는 자동으로 발전을 멈추게 돼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지진의 영향으로 원전이 자동 정지된 적은 없으며, 2016년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사상 처음으로 점검을 위해 수동 정지한 바 있다. 다만 이때도 설비에 피해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필요하다면 대응을 강화해야겠지만, 지금도 원전이 지진에 충분히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기획평가위원(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수준의 지진에는 대비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원전 이외에 다른 산업시설이나 생활시설 등에 지진 대비가 돼 있는지 살피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용수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예견 불가능한 수준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어디까지 보호선을 구축할지는 사실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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