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필수 코스였던 63빌딩 아쿠아리움 39년 만에 추억 속으로

입력
2024.06.18 16:00
수정
2024.06.18 16:46

아쿠아플라넷63, 6월 30일 문 닫기로
1985년 문 연 국내 최초 아쿠아리움
현대 미술관 '퐁피두 서울' 문 열 예정

2011년 서울 영등포구 '아쿠아플라넷63'(옛 63씨월드)에서 한 아쿠아리스트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2011년 서울 영등포구 '아쿠아플라넷63'(옛 63씨월드)에서 한 아쿠아리스트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국내 최초 아쿠아리움인 아쿠아플라넷63(옛 63씨월드)이 영업을 시작한 지 39년 만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이곳을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 있는 '아쿠아플라넷63'과 전망대 '63아트'가 30일을 끝으로 영업 종료한다고 18일 밝혔다.

생태 설명회·인어공주 공연으로 큰 사랑... 누적 방문객 9,000만 명

2004년 아쿠아플라넷63을 방문한 한 아이가 '펭귄 먹이 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2004년 아쿠아플라넷63을 방문한 한 아이가 '펭귄 먹이 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아쿠아플라넷63은 1985년 개장한 국내 최장수 아쿠아리움이다. 최대 250여 종 3만여 마리의 해양 생물이 모인 곳으로 한때는 남극에 사는 '임금펭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 아쿠아리움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해달, 바다코끼리, 핑크백 펠리컨 등 당시엔 생소했던 동물을 국내 최초로 선보여왔다. 회사에 따르면 누적 방문객은 약 9,000만 명에 달한다.

개장 초기부터 각종 설명회와 체험 등을 꾸준히 운영한 덕에 초중생들의 수학여행 '필수 코스'로 꼽혔다. 전문 아쿠아리스트가 수조 안팎에서 해양 생물의 생태와 서식 환경, 먹이 습성 등을 설명하는 생태 설명회가 특히 큰 호응을 얻었다.

2017년 아쿠아플라넷63에서 열린 '알라딘과 인어공주' 공연 장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2017년 아쿠아플라넷63에서 열린 '알라딘과 인어공주' 공연 장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이제는 다른 수족관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인어공주가 나오는 수중 공연을 처음 펼친 곳 역시 아쿠아플라넷63이다. 국가대표 출신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이 수족관 안을 유유히 헤엄치는 이 공연은 1992년 시작했고 지금도 제주를 제외한 아쿠아플라넷 모든 지점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 한눈에 내려다보던 전망대도 안녕

방문객이 63아트 '소원의 벽'에 엽서를 달고 있는 모습.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방문객이 63아트 '소원의 벽'에 엽서를 달고 있는 모습.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63스퀘어 60층에서 서울의 야경과 예술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63아트'도 같은 날 문을 닫는다. 마지막 전시는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로, 운영 종료 직전까지 만나볼 수 있다. 63아트는 그동안 찾아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특별한 엽서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 엽서에 바라는 점을 적어 '소원의 벽'에 걸어두면 이를 걷었다가 2025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등불축제 때 소각해준다.

한원민 아쿠아플라넷63 관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아쿠아플라넷63과 63아트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곳에 있는 해양 생물들은 일산, 광교, 여수, 제주 아쿠아리움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자리엔 2025년 들어설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을 위한 공간 리노베이션 작업이 이뤄진다.

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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