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큰딸, 회장 맡자마자 "경영권 판다" 깜짝 선언

입력
2024.06.19 21:00
수정
2024.06.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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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현 대표는 회장, 남편 이영열 이사는 부회장
이영표 경영총괄사장 앞세워 전문경영 체제 구축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중인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중인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연합뉴스


네 남매(구본성 구미현 구명진 구지은)의 계속되는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2위 급식업체 아워홈에 이번에는 '회사 매각' 폭탄이 떨어졌다. 회장을 맡은 큰딸 구미현씨가 경영권을 팔겠다고 선언한 것.

그는 1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 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즉,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 이양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에 이양하면서 아워홈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지위 보장을 명문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워홈은 2000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고 구자학 회장이 세운 회사다. LG유통의 식품서비스 부문을 분리해 만들었다.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등이 주요 사업이다.

그런 아워홈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구미현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구 회장의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직에, 이영표 전 구자학 선대 회장 비서실장은 경영총괄사장에 올랐다.

구 회장은 전업주부로 그동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 부회장 역시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지내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부부가 일선에 나선 것은 회사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괄사장은 1993년 입사해 구매물류, 재무, 회계 등 현장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앞으로 아워홈은 이 총괄사장과 전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경영 효율성 높이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구 회장은 앞서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2020년 주주총회 당시 주주 배당금을 역대 최고액으로 제안한 주주는 다른 주주였고 나머지 주주들도 모두 찬성해 가결이 된 것"이라며 "지난해 주총에선 다른 주주가 배당금을 증액해 수정 제안했으나 저를 포함한 나머지 주주들이 반대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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