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배제는 위헌" 헌법소원 나선다

입력
2024.06.20 14:00
수정
2024.06.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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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특고 최저임금 논의 차후로 미룬 최임위
"노동계가 논의 자료 준비하라? 무책임한 태도"
"근거 법 있는데도 '최저임금 사각지대' 방치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플랫폼노동희망찾기의 '이럴 거면 차라리 최저임금위원회 폐지하자' 기자간담회에서 김주환(왼쪽)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플랫폼노동희망찾기의 '이럴 거면 차라리 최저임금위원회 폐지하자' 기자간담회에서 김주환(왼쪽)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특수고용직(특고)·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논의를 차후로 미루자, 노동시민단체가 모든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하는 헌법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헌법소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배달원·대리운전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가 모인 노동시민단체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20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제대로 된 통계 없이 플랫폼 노동자 등 당사자를 배제하고 최저임금이 결정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임위 논의 정상화를 위한' 헌법소원 청구인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 목표 인원은 1만 명이다.

올해 최임위 핵심 의제 중 하나는 2022년 기준 847만 명에 달하는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할 방안을 찾자는 것이었다. 노동계는 건당 수수료를 받는 이들의 업무 형태를 감안해 최저임금법 5조3항 '도급제 최저임금' 산정 방식을 적용하자고 주장했고, 고용노동부도 최임위에 결정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임위는 근거 자료 등이 부족해 '시기상조'라는 취지로 논의를 내년 이후로 미뤘다.

플랫폼노동희망찾기 측은 "자료가 없어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논의가 어렵다면서 선심 쓰듯 노동계가 자료를 제공하면 논의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며 "노동계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료 확보를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헌법 제32조

이들은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헌법 위배 가능성이 있다며 헌법소원 추진 의사도 밝혔다.

최정규 법무법인 원곡 변호사는 "헌법 제32조가 말하는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제한되지 않음에도, 국가는 이들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법만 제정하고 특고·플랫폼을 포괄하는 법을 제정하지 않았다"며 진정입법부작위(입법 의무가 있음에도 입법하지 않음)를 주장했다. 또 "도급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 결정 규정이 있음에도 지난 36년간 이를 결정·고시하지 않은 것은 고용부 장관의 고시(행정입법) 부작위"라고 주장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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