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중국 위협'에 공동 군사훈련 늘리는 유럽·일본

입력
2024.06.21 17:46
수정
2024.06.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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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해 초부터 14개국과 군사 훈련
2배로 늘어… 유럽 국가 참가 확대 영향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2017년 11월 12일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일본 자위대와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이 2017년 11월 12일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일본 자위대와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 국가들이 최근 일본 주변 지역에서 일본 자위대와 공동 군사훈련에 나서는 일이 잦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가 결속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의 군비 확장으로 동북아 지역 안보 우려가 커지자 대응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8일까지 14개국이 일본 해상·항공 자위대와 국가 간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준동맹 관계인 호주, 영국과의 공동 훈련 실시 횟수가 이전보다 증가하기는 했지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닛케이는 "국가 간 공동 군사훈련 참가국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로 늘었고, 일본 주변에서 훈련한 횟수는 30회 정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덜란드 해군의 프리깃함은 지난 9일 일본 남쪽 규슈 주변 해역에서 해상자위대와 첫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하와이에서 26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다국적 해상 훈련인 '2024 환태평양훈련(림팩)' 참가에 앞서 일본 주변에 먼저 들렀다. 터키 해군은 일주일 뒤인 지난 16일 일본 관동 주변 해역에서 해상자위대와 함정 이동 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췄다.

2021년 영국 G7·러 '우크라 침공' 영향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8월 하순에는 이탈리아 해군 경항공모함이 일본을 찾고, 독일 해군의 프리깃함도 일본 자위대와 훈련할 계획이다. 독일은 프랑스, 스페인과 함께 일본에 전투기를 공동 파견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군사 훈련 강화는 2021년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계기였다. 닛케이는 "이때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주요 의제로 다루며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했다"며 "중국이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에 유럽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시기"라고 짚었다.

북한과 러시아의 결속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며 양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 동맹에 준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닛케이는 "유럽은 북러 밀착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며 "일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 2년 연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하며 유럽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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