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테·쉬 공세, 한국 제조업 생산·고용에 부정적 영향"

입력
2024.06.24 16:30
수정
2024.06.24 17:5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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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재 위주 대중 수입, 비용 절감 효과
중국산 최종재 증가 땐 고용 위축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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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공세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향후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 중 '대중국 수입 증가가 지역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액은 1990년 22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428억6,000만 달러로 연평균 13.9%씩 증가해왔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 금액에서 대중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3.2%에서 지난해 22.2%로 6배 넘게 뛰었다.

문제는 중국에서 수입한 물건이 자국 생산품을 대체하면서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는 '차이나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실제 미국과 유럽 6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대중국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2022년 제조업 취업자 수가 1995년 대비 75% 내외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대중 수입 증가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중간재' 위주로 수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중국 수입 중 중간재 비중은 67.2%에 달해 미국(31.6%), 유럽(39.6%), 일본(39%) 등 주요국을 크게 웃돌았다. 값싼 중국산 중간재로 비용을 낮춘 결과, 생산과 고용이 오히려 늘기도 했다. 대중국 수입 증가에 따른 전국 제조업 고용 증가 효과는 1995~2019년 누적 6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과 상호 보완적 교역관계를 구축해왔고, 비교적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고 평가한 이유다.

다만 앞으로는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최근 중국 거대 이커머스 기업이 국내 서비스를 확장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최종재를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접근도 용이해지고 있다면서다. 보고서는 "중국으로부터 최종재를 주로 수입하는 미국, 유럽 국가들이 앞서 경험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 생산과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제조업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노력 등 대비를 당부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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