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찰 제각각' '국제기준과도 다른' 범죄통계 일원화

입력
2024.06.24 16:00
수정
2024.06.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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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한국형 범죄분류 제정
해경, 올해 새 기준 적용 통계 개발

한국범죄분류 대분류 체계. 통계청

한국범죄분류 대분류 체계. 통계청

국제기준에 맞춘 한국형 범죄분류체계가 만들어졌다. 그간 해외와의 비교는 물론 국내에서조차 경찰, 검찰, 법무부 등 각 기관에서 작성하는 범죄통계 분류체계가 제각기 달라 그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통계청은 24일 국제범죄분류(ICCS)를 반영한 통계 목적의 한국범죄분류 일반분류 제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5년 3월 유엔통계위원회가 ICCS를 국제표준으로 공식 채택하고 각국에 이행을 권고하면서 통계법에 따른 국내범죄분류 개발 의무가 발생한 지 9년 만이다. 현재 44개국이 관련 개선을 진행 중이며, 한국을 포함해 17개국이 분류체계 개발을 마쳤다.

통계청은 2016년부터 형사사법기관 및 학계와 협력하며 본격적으로 한국범죄분류 개발연구를 추진했다. 이번에 개발된 한국범죄분류는 국내 범죄명을 범죄행위에 따라 재분류한 형태로 국내 범죄통계 작성에 통일된 기준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ICCS를 골자로 하되, 국내 형사사법체계의 특수성도 고려했다. 행위 중심의 5단계 분류체계로 총 11개 대분류, 63개 중분류, 172개 소분류, 240개 세분류, 818개 세세분류 구성된다.

예컨대 기존 검찰의 범죄통계는 형법과 특별법으로 대분류가 나뉜 뒤 18개 중분류로 분화한다. 경찰의 범죄통계는 대분류부터 형법과 특별법 구분 없이 15개 분류로 나뉜다. 통계청 관계자는 "그간 범죄정보가 서로 다른 틀에서 분류되다 보니 같은 기준으로 연구, 분석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제정된 범죄분류체계는 일반분류로 각 기관에 통계법에 따른 준수 의무는 부과되지 않는다. 이전 통계도 지속 작성하되, 새 분류에 따른 통계 작성이 권고된다. 우선 해양경찰청은 올해 새 기준을 도입, 통계청과 함께 해양범죄 통계를 만들고 있다. 유엔에 매년 제출하는 국제범죄통계 작성, 국내외 비교 분석을 통한 범죄 예방 정책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범죄 대응을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비교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범죄통계와 분류기준이 필요하다"며 "한국범죄분류가 국내 범죄통계 발전을 지원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에 이바지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도 우수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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