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구하기' 약발 다했나... 공사 계약액 또 하락세 돌아서

입력
2024.06.25 11:30
수정
2024.06.25 14: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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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계약액 63조1,000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공공 공사 늘었지만 민간 부진

23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건설 공사 계약액이 반등한 지 한 분기 만에 다시 하락했다. 정부가 공공 공사 발주를 앞당겨 건설 경기 구하기에 나섰지만 민간 공사가 대폭 감소한 탓이다.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수주액이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소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 계약액은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한 63조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보다 14% 줄었다. 계약액은 전년 동기 대비 지난해 중순 30% 이상 감소하며 3분기 연속 감소하다 4분기에 반짝 상승(7.9%)했지만 이번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계약액은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종합·전문건설업체가 계약한 1억 원 이상 원도급공사를 집계한다.

회복세가 꺾인 이유는 민간 공사 발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공공 공사 계약액은 21조4,000억 원으로 택지 조성과 철도 공사가 늘어나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지만 민간 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한 41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공종별 계약액은 전년 동기 대비 건축이 3.3% 감소한 39조1,000억 원, 토목이 14.4% 감소한 24조 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최근 집값 상승세가 나타난 수도권의 계약액은 29조5,000억 원으로 6.8% 늘었지만 비수도권은 33조5,000억 원으로 17.8% 줄었다.

정부가 이날부터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공모를 시작하는 등 건설경기 활성화에 나섰지만 첫 착공이 빨라야 2027년으로 전망돼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고금리와 높은 공사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 악재는 여전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올해 건설 수주액이 전년보다 10.4% 감소한 170조2,000억 원을 기록한다는 전망을 최근 내놨다.

건산연은 “올해 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건설사들이 선별적으로 수익성 높은 사업을 수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행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시공사 수주 감소로 직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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