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만원' 폐지수집 노인에 일자리 연결... 폐짓값도 보태줘

입력
2024.06.25 16:21
수정
2024.06.25 16:44
12면

서울시 폐지수집 노인 지원책
고령층엔 저강도 월 30시간 일자리
폐지수집 고수하면 보조금 지급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폐지수집으로 한 달 수입이 15만 원 남짓에 불과한 노인들에게 서울시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 폐지수집을 고집하는 경우엔 지원금을 줘 급여를 30만 원 수준으로 높여준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폐지수집 어르신 지원 방안을 25일 내놨다. 밤낮없이 손수레를 끌고 위험한 도로 위를 오가며 폐지를 줍지 않아도 생계 유지가 가능하도록 '연령별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전 자치구에 '폐지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을 지정해 업무 강도가 비교적 낮은 일자리를 연계한다. 폐지수집 노인의 절반(47%)가량을 차지하는 80대 이상은 익숙한 일을 하기를 원하는 성향을 반영해 공공장소 쓰레기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등 유사한 업무이면서도 업무 강도는 약한 월 30시간 내외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입이 더 필요한 노년 초기의 60대는 복지시설 도우미와 같은 공공일자리나 도보 배달원 등 민간일자리를 연계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70대는 상담을 통해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일자리를 마다하고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에게는 공공일자리 사업인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을 통해 수입을 늘려준다. 어르신이 폐지를 자치구 지정 공동 판매처에 갖다주면, 보조금을 더해 판매대금을 약 2배(월평균 30만 원) 수준으로 높여주는 방식이다. 지난달 폐지수집 어르신 4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다'는 응답이 60%에 달해 마련한 대책이다. 시는 "현재 13개 자치구에서 1,253명이 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전 자치구로 확대해 서울 전체 폐지수집 노인(약 3,000명) 중 60%인 1,800명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폐지수집 어르신 관리시스템도 구축해 심층 상담, 맞춤 지원과 사후 관리를 지원한다.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시스템에 등록된 어르신에게 상담을 통해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주고, 이후 월 1회 이상 건강상태 확인, 긴급 복지, 주거비 지원, 방문 건강관리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만일을 대비한 '어르신 안전보험' 가입, 경광등 경음기 등이 부착된 손수레, 냉방·방한 용품, 야광 조끼 등도 지원한다.

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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