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돌' 없는 독특한 '돌무지덧널무덤' 경주에서 발견..."한국서 처음 나와"

입력
2024.06.26 11:08
수정
2024.06.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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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쪽샘유적서 발굴
둘레돌,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의 특징

경주 쪽샘유적 지구에서 둘레돌이 없는 돌무지덧널무덤 2기가 발견됐다. 국가유산청 제공

경주 쪽샘유적 지구에서 둘레돌이 없는 돌무지덧널무덤 2기가 발견됐다. 국가유산청 제공

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경북 경주 쪽샘지구 유적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무덤이 발견됐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봉분을 보호하는 둘레돌이 없는 돌무지덧널무덤 2기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돌무지덧널무덤은 나무로 곽을 짠 뒤 주위에 돌을 쌓고 흙을 덮은 무덤으로, 황남대총·천마총·금관총 등 경주에 남아있는 주요 고분에서 발견되는 신라 문화권의 대표적인 무덤 형태다.

이번에 확인된 무덤은 쪽샘지구 남쪽과 북쪽에 나란히 조성돼 있으며 지름 약 13m의 봉분을 맞붙여 축조됐다. 남쪽에 먼저 만든 무덤은 매장자와 껴묻거리(죽은 자와 함께 묻는 물건)를 하나의 덧널 안에 넣은 '단곽식(單槨式)'이며, 북쪽 무덤은 매장자를 넣은 으뜸덧널(주곽) 외에 껴묻거리만 넣은 딸린덧널(부곽)을 함께 넣은 '주·부곽식(主·副槨式)' 형태다.

'호석(護石)'이라고도 불리는 둘레돌은 가장자리에 돌을 쌓아 무덤을 표시하거나 봉분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시설로,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에서 중요한 형태로 여겨진다. 연구소는 "덧널, 돌무지, 봉토, 둘레돌로 구성된 돌무지덧널무덤과 달리, 두 무덤 다 둘레돌이 없는 독특한 형태"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유형의 무덤"이라고 설명했다.

북쪽 무덤 부곽에서 출토된 꽃잎형 선각문 뚜껑. 국가유산청 제공

북쪽 무덤 부곽에서 출토된 꽃잎형 선각문 뚜껑. 국가유산청 제공

무덤에서는 처음 확인되는 유물도 다수 출토됐다. 북쪽 무덤 부곽에서는 꽃잎 모양을 반복적으로 새긴 뚜껑과 다리에 세 줄로 구멍을 뚫은 굽다리접시 등이 출토됐다. 신라 왕경(수도) 외곽이나 주변 지역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대릉원 일원의 쪽샘지구 유적은 1,500여 년 전에 약 200년에 걸쳐 조성된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군이다. 축구장 16개 면적과 맞먹는 대규모 유적이다. 연구소는 2007년부터 무덤의 위치와 크기, 구조 등을 파악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300기가 넘는 무덤을 새롭게 확인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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