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청사 통합 놓고 市·여수해수청 '동상이몽'

입력
2024.07.01 15:54
수정
2024.07.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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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청 건물 시청사 활용 계획 발표
정기명 시장 "청사 통합 소통 빛났다"
해수청 "논의 한 적 없어…불통행정"
市, "여유 없어 미뤄져…논의 착수"

정기명 전남 여수시장이 지난달 27일 민선 8기 민선8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 시장은 이날 여수시청사 통합 문제 해결을 민선 8기 전반기 최대 성과라고 강조했다. 여수시 제공

정기명 전남 여수시장이 지난달 27일 민선 8기 민선8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 시장은 이날 여수시청사 통합 문제 해결을 민선 8기 전반기 최대 성과라고 강조했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가 최근 여수해양수산청사로 시청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정작 당사자인 여수해수청과는 단 한 차례의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가 밝힌 여수해수청사를 세계박람회장으로 이전하고 남은 건물을 여수시청사로 사용하는 구상에 대해 여수해수청은 "여수시의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 정기명 여수시장이 민선 8기 최대 성과로 꼽은 '여수 청사 통합' 문제가 자칫 동상이몽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최근 여수시청 본청사 별관 증축을 골자로 한 '2024년 공유재산 관리계획'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조례는 8개로 나눠진 여수시청사를 2개로 통합하고 이를 위해 본청사 내 별관을 증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 시장은 지난달 27일 민선 8기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최대 성과로 여수시청사 통합 문제 해결을 꼽으며 "존중과 배려 속에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했기에 청사 통합이 가능할 수 있었다"며 "여수해수청을 신북항 또는 여수박람회장 부지로 이전 하는 문제는 지역구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력과 시민 의견 등을 토대로 중앙부처를 적극 설득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여수해수청은 "소통 행정은 고사하고 불통 행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용호 여수해수청 운영지원과장은 "여수시가 여수해수청으로 청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면 최소한의 의사표시라도 해야 하는데, 공문 한 장 발송한 적 없다"며 "정작 논의 주체인 여수해수청은 빼놓고 청사 이전 문제에 대해 변죽만 울리고 있어 황당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수해수청을 국동신항이나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옮기고 여수해수청사에 여수시청을 통합 이전하겠다는 구상은 여수시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며 "시가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6년 숙원을 해결했다는 여수시 주장과 달리 최소 십수 년은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아마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며 "청사 이전 부지를 선정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승인을 받는 모든 절차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시가 여수해수청 대신 엉뚱하게 해양수산부에 문의하고 있어 해수부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미처 논의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고영백 여수시 청사관리팀장은 "아직 여수해수청과 논의를 가질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최소한의 대안은 제시해야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는데 아직 후보부지에 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아 논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여수세계박람회 부지로의 통합을 검토 중이지만,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내년 말까지 지구단위 계획 수립을 완료해야 후보 부지를 물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여수해수청과 만나 여수시의 입장을 전달하고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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