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쓰러지고 침수·정전...전국 호우·강풍 피해 잇따라

입력
2024.06.30 15:31
수정
2024.06.30 16: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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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방 중심으로 강풍 동반한 많은 비
결항·지연 등 항공기·여객선 운항도 차질

호우 특보가 발효된 30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 광천2교 인근 광주천에 장맛비로 불어난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호우 특보가 발효된 30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 광천2교 인근 광주천에 장맛비로 불어난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체전선 영향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면서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기고 하늘길이 막히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제주도 산지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는 호우경보로 상향 조정됐다. 오후 2시를 기해 강풍주의보도 발효됐다. 산지와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 전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이틀간 한라산의 누적 강수량이 300㎜를 넘어서는 등 강풍을 동반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5시 2분쯤 제주시 연동 공사장 펜스가 날아가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고, 전날에는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덮치거나 도로 침수로 차량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누적 강수량이 최고 161㎜(영암 학산)를 기록하는 등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린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광주에선 전날 오후 8시 15분쯤 북구 운암동 576가구 아파트에서 1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끊겼고, 침수 피해 우려로 북구 첨단대교 등 도로 8곳이 이틀째 출입이 통제됐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지역별로 64.5~83㎜ 비가 내린 부산에선 이날 오전 2시 11분쯤 남구 한 공사장에서 철근이 내려앉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전날에도 영도구 한 주택 담벼락이 무너지고 금정구 장전동 주상복합건물이 잠기는 등 36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다. 하동·산청·진주 등에 100㎜가 넘는 비가 온 경남에서도 나무가 쓰러져 터널을 막거나 침수 우려로 모텔 숙박객 1명이 대피하는 등 2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중부지방에서도 비와 강풍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49분쯤 대전 서구 갈마동 도로의 가로수가 쓰러져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차량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강원 춘천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선 토사가 유출돼 인근 주택 2가구를 덮쳐 주민 4명이 대피했다. 경기 부천시와 의정부시 반지하 주택에서 침수 신고가 접수되고 인천 계양구 작전동 공원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등 수도권에서도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제주국제공항에선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내선 항공편 18편이 결항됐고, 국내·국제선 13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인천에선 12개 항로 여객선 14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전남에선 전날 32개 항로 여객선 41척 운항이 통제됐고 여수공항 3개 노선도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못했다. 기상청은 "7월 1일 오후부터 2일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30~150㎜의 장맛비가 내리겠다"며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대전 서구 갈마동 도로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친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30일 오전 대전 서구 갈마동 도로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친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이환직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광주= 김진영 기자
부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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