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면적 완화한다더니... “둔촌주공, 2명은 49㎡ 못 산대요”

입력
2024.07.01 04:30
수정
2024.07.01 08: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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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공급 면적 규제
상반기 중 공개한다던 개선안
6월 가도록 발표 날짜도 미정
지방 공사도 규제 적용 혼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대단지 아파트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올해 11월 입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임대아파트도 1,000여 호에 달해 입주 희망자들의 관심이 높다. 사진은 지난해 1월 촬영한 올림픽파크포레온 건설 현장. 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대단지 아파트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올해 11월 입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임대아파트도 1,000여 호에 달해 입주 희망자들의 관심이 높다. 사진은 지난해 1월 촬영한 올림픽파크포레온 건설 현장. 뉴스1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방금 문의하니 앞으로 장기전세주택도 면적 제한이 있다네요. 정말 이거 하나 보고 살았는데 황망하네요.”

공공임대주택 공급 면적 규제를 둘러싼 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상반기에 공개하겠다던 개선책을 6월이 지나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 공기업들이 면적 규제를 그대로 적용해 입주자를 모집하자 정책 신뢰도만 떨어지는 모양새다.

SH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제44차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이번 모집부터 장기전세주택에도 정부가 3월 시행한 면적 규제를 적용한다. 세대원 수에 따라 공급하는 전용면적을 제한한 것이다. 상한선은 1명 35㎡, 2명 44㎡, 3명 50㎡다. 4명 이상부터는 44㎡가 넘는 주택을 공급한다. 앞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개한 일부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에도 면적 규제가 적용됐다.

입주 희망자 사이에서는 장기전세주택도 면적 규제가 적용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전까지 면적 규제 논란이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행복주택에 집중된 탓이다. 특히 SH 장기전세주택은 전셋값을 시세의 80%만 부담하고 최대 20년 거주 가능한 ‘중산층 임대주택’을 표방해 면적 규제 여파가 더욱 컸다.

무엇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일찍부터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올림픽파크 포레온’ 공공임대주택 물량에 면적 규제가 적용돼 불만을 키웠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49㎡ 이상을 신청할 기회를 준다고 알려져 기대했는데 2인 가구는 39㎡까지만 가능하더라’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원 자격을 다시 확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송정근 기자

송정근 기자

정부가 상반기가 지나도록 개선안 발표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하자 입주 희망자 사이에서는 면적 규제가 어떤 주택 유형에 언제까지 적용되는지를 놓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면적 규제에 지방자치단체장 판단에 따라 단지별로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그 때문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발표될 때마다 혼선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최대한 빨리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저출생 시대를 맞아 자녀가 있는 가구, 세대원이 많은 가구에 더 넓은 집을 제공한다는 정책 취지를 지키며 1, 2인 가구 주거권을 보장하는 묘수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장기전세주택 공급 면적은 지자체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SH는 올림픽파크포레온 공공임대주택 물량 가운데 300호에 면적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방안(장기전세주택2 유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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