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엔비디아 반독점법 위반 기소할 듯"... 세계 첫 제재 가능성

입력
2024.07.02 15: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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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AI 시장 장악 과정서 불공정 행위"
위반 판정 땐 최대 '연 매출 10%' 과징금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칩.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칩. 로이터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최근 '세계 시가총액 1위'에도 한때 올랐었던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프랑스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할 경우, 전 세계에서 첫 사례가 된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반독점 행위로 프랑스 규제 기관으로부터 기소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9월 엔비디아의 현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기소 결정은 그때부터 계속된 광범위한 조사의 결과라고 매체는 전했다. 만약 엔비디아가 프랑스의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최종 결정되면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물어야 한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종합 반도체 'AI 가속기' 시장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도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엔비디아가 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는 과정에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 감시단은 지난달 28일 발간한 'AI 경쟁 보고서'에서 AI 업계가 널리 활용하는 엔비디아의 AI 칩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쿠다'가 자사의 GPU와만 100% 호환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엔비디아 칩을 써야만 쿠다를 잘 쓸 수 있게 함으로서 경쟁사들의 GPU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은 또 엔비디아가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 등에 투자한 것도 주시하는 중이다. 반독점법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국가는 프랑스뿐만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유럽연합(EU), 중국, 프랑스 등의 규제 기관으로부터 정보 제공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도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가 공동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엔비디아를 예비 조사 중인 EU 집행위의 경우, (EU 회원국인) 프랑스 당국이 엔비디아를 조사 중이기 때문에 정식 조사에는 착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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