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영어 1등급 비율 1.47%... 적정 수준 난이도 조절 실패

입력
2024.07.01 16:59
수정
2024.07.01 17: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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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평가원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공개
절대평가 1등급 비율 상대평가 때보다 낮아
표준점수 최고점 국어 148점·수학 152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4일 오전 울산 중구 약사고 3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울산=뉴시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4일 오전 울산 중구 약사고 3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울산=뉴시스

지난달 4일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 채점 결과, 국어와 수학이 '불수능'으로 불린 지난해 수능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 1등급 비율은 고작 1.5%에 불과했다. 정부의 '초고난도(킬러) 문항' 배제 방침 이후 출제당국이 변별력 확보에 치중하며 수험생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시험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같은 2025학년도 6월 모평 채점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는 148점으로 지난해 수능 국어(150점) 수준에 근접했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 점수가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는데, 통상 140점을 넘으면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수능은 1등급 내에서도 최저점과 최고점 격차가 17점이나 될 정도로 최상위권 변별력이 높았다. 수학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52점으로 매우 어렵게 체감됐다.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수능 도입 이래 모의고사와 수능을 통틀어 가장 높다.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이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비율이 1.47%에 그칠 정도로 상대평가 과목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4.71%)의 3분의 1 수준이라 학습 부담 완화를 위해 2018학년도부터 영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상대평가였던 2009학년도 수능부터 따져도 이번 1등급 비율은 가장 적다. 수험생의 시간 안배 실패를 의도한 '매력적인 오답'(정답처럼 보이는 헷갈리는 선택지)을 여러 유형에 두루 배치한 게 1등급 급감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입시업계는 분석한다.

김미영 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출제진의 예상과 킬러문항 배제 이후 출제 경향에 대한 학생의 적응도 및 고3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간극이 있었다"며 "킬러문항을 배제한 채 변별력을 유지하다 보니 중고난도 문항이 많아 시간 배분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모든 영역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불과 6명이다. 김 본부장은 "영어는 앞으로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적정 수준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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