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5.3조 원 증가... '2년 11개월 만 최대'

입력
2024.07.01 18: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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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에
금리 하락, 규제 지연까지 겹쳐"

서울 한 은행 상담창구. 연합뉴스

서울 한 은행 상담창구. 연합뉴스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약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에 더해 대출금리 하락, 가계대출 규제 지연이 수요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723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3,415억 원 불었다. 한 달 새 6조2,009억 원 증가했던 2021년 7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가 배경이 됐다. 5개 은행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552조1,526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8,466억 원 늘었다. 다만 개인신용대출이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을 소폭 줄였다. 지난달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143억 원 줄어든 102조7,781억 원이었다.

은행권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주담대 수요를 부추겼을 것으로 본다. 실제 한국은행이 시행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2월 92를 기록한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달 108로 치솟았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1년 뒤 주택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변동금리) 금리 하단이 연 2%대로 내려왔고, 대출 한도를 옥죄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이 두 달 미뤄진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연봉 5,000만 원인 사람이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는 경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시 1단계보다 수천만 원 대출이 덜 나오는 것으로 계산됐다"며 "'기왕 살 것 지금 빨리 사자'며 서두르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도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주영 기자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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