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갈등·대결 정치 반복되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어"

입력
2024.07.02 11: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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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향해 당부 및 우려 메시지
채 상병 특검법 강행하는 야당 겨냥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 그 모든 어려움과 고통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 개원 후 첫 대정부질문에 맞춰 국회에 협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날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정의 목표, 정치의 목표는 하나다.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런 목표만큼은 정부와 국회가 다르지 않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문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저출생 고령화 문제 등 정부가 처한 위기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이런 도전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대화와 합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대화와 합의에 기반한 합리적 시스템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을 이뤄내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며 "갈등과 대결의 정치가 반복되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할 수 없다.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 그 모든 어려움과 고통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며 "이번 국회가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훌륭한 정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내놓은 대국회 메시지엔 야당의 조력이 필수라는 인식이 담겼다는 평가다. 전날 국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정무장관직을 신설하겠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방송 4법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것에 우려를 전달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야당 관계자는 "협치를 위해 대통령도 변하겠다는 메시지는 전무했다"며 "야당을 정부 발목만 잡는 사람들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화재를 언급하며 과학적인 안전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배터리 산업과 같이 다양한 화학물질을 활용하는 산업들은 기존 방식으로는 진화가 어렵다"며 "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장의 위험 요인들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는데 우리의 소방 기술과 안전의식은 이런 변화를 아직까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배터리는 전기차, 휴대전화와 같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있다"며 "행정안전부가 중심이 되어 배터리 안전관리 실태를 원점에서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로 희생된 국민들도 함께 언급하며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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