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더웠던 6월... 서울 평균 낮기온 30도 돌파

입력
2024.07.04 13:50
수정
2024.07.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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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서 117년 만에 가장 이른 열대야
폭염일수도 2.8일 역대 최고... 평년 0.7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도계가 지면온도 43도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도계가 지면온도 43도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올해 6월은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더운 6월이었다. 전국 평균기온과 폭염일수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열대야도 가장 빨랐다. 서울 낮 최고기온 평균값(30.1도)은 처음으로 30도를 넘겼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6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21.4도)보다 1.3도 높은 22.7도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6월 평균기온 2위는 2020년(22.7도), 3위는 2013년(22.5도)이다. 1973년이 준거점인 이유는 이해부터 전국적으로 기상관측망을 대폭 확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은 월초만 해도 한반도 동쪽 상공에 찬 공기가 머물러 기온이 높지 않았지만, 중순부터는 이동성고기압권의 강한 햇볕에 더해 중국 대륙의 더운 공기가 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랐다. 관측 지점 62곳 중 26곳은 6월 낮 최고기온 최고치를 경신했다. 18일 전남 완도(34.2도), 19일 경북 의성(37.1도), 대전(36.6도), 20일 강원 철원(35.8도) 등 따뜻한 남서풍 영향이 컸던 18~20일에 기존 기록이 깨진 곳이 많았다.

2024년 6월 기후분석.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평년 대비 기온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중순부터 이동성 고기압과 중국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올랐다. 기상청 제공

2024년 6월 기후분석.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평년 대비 기온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중순부터 이동성 고기압과 중국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올랐다. 기상청 제공

서울은 지난달 평균적으로 낮 최고기온 30.1도, 아침 최저기온 19.9도, 평균기온 24.6도를 기록했다. 대전(30.0도), 충북 청주(30.4도), 경기 이천(30.2도)도 일일 최고기온 평균이 처음 30도를 넘겼다. 서울에서 지난달 21일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는데, 1907년 서울 지점 기상 관측 이래 117년 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 발생일이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도 2.8일(평년 0.7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열대야일수는 0.1일로 평년(0일) 수준이었다. 장마는 제주와 남부에서 각각 19일과 23일 시작돼 평년과 비슷했고, 강수량 역시 130.5㎜로 예년(101.6~174.0㎜)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 장마는 예년보다 나흘 늦은 29일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화한 고온 현상은 중국 대륙의 높은 기온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반도 주변 기압 배치로 인해 중국 북동부에서 한반도로 서풍 계열 바람이 불어왔는데, 중국 대륙 공기가 평년보다 2~4도 높아서 국내 온도도 올랐다는 것이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6월은 인도에서 50도가 넘는 폭염이 발생하고, 중국 북부와 남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폭염 피해가 컸다"며 "한국도 지난달 평균기온과 폭염일수가 역대 1위를 경신했는데 본격적인 장마철과 폭염 시기에 대비해 방재 관계 기관과의 협력 및 이상기후 감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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