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니 롯데마트는 먹거리 세상…식품만 90% 매장에 힘 쏟는 까닭은

입력
2024.07.04 19: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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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식품 앞세워 재단장
베트남·인도네시아도 '식품 전문 매장' 속속
이커머스 대응, 식품 경쟁력 키우는 대형마트

베트남 하노이의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입구 모습. 롯데마트 제공

베트남 하노이의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입구 모습.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가 핵심 사업국 베트남의 대표 매장을 '식품 전문 매장'으로 새 단장했다. 한국에서 서울 은평점을 비롯해 주요 매장을 식품 위주로 탈바꿈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해외에서도 같은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 바탕을 둔 대형마트가 이커머스에 맞서려면 실제 보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바딘 지역에 있는 하노이센터점을 리뉴얼 오픈한다고 4일 밝혔다. 2014년 9월 문을 연 하노이센터점은 이번 재단장을 통해 매장 내 식품 비중을 70%에서 90%까지 끌어올렸다. 롯데마트가 식품 전문 매장을 내세우면서 지난해 12월 야심 차게 문을 연 '그랑 그로서리' 은평점과 같은 수준이다. 보통 대형마트는 식품 비중이 50~60% 정도다.

하노이센터점은 한국 매장처럼 다양한 신선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공을 들였다. 수입 과일, 연어가 대표적이다. 매장에 마련한 수입 과일 특화 구역에는 베트남 소비자가 고급 과일로 보는 한국산 딸기, 샤인머스캣, 배 등을 전면 배치한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수박 등 조각 과일도 열 가지 이상 내놓는다.

노르웨이 연어, 대서양 킹연어 등을 만날 수 있는 '항공 직송 연어 라이브 구역'은 3m 길이로 만들었다. 고급 식자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고객은 구이, 초밥, 스테이크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키운 45m 규모다. 여기에선 떡볶이, 김밥, 닭강정 같은 K푸드는 물론 초밥, 파스타 등 50여 종의 음식을 판매한다. 대형마트 매장 내에 식사 공간이 거의 없는 국내와 달리 하노이센터점은 좌석 90석을 갖췄다. 외식이 활발한 베트남인의 소비 경향을 감안했다.


국내외 주요 점포, 먹거리 전방위 배치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내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 모습.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내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 모습. 롯데마트 제공


하노이센터점은 롯데마트가 한국에서 쌓고 있는 식품 전문 매장 운영 비법을 해외에도 전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롯데마트는 베트남 16개, 인도네시아 48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문을 연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점, 올해 1월 재단장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간다리아시티점도 하노이센터점처럼 식품을 앞세우고 있다.

이는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가 최근 매장을 식품 중심으로 바꾸는 추세를 반영했다. 대형마트는 구매·결제가 편리하고 배송도 빠른 이커머스에 대응하려면 공산품보다 식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식품 전문 매장이 성공하면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 실적은 더 뛸 전망이다. 1분기 실적만 보면 롯데마트가 두 국가에서 거둔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3.1%, 34.4% 증가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은 1분기 전체 롯데마트 실적 개선에 이바지했다.

신주백 롯데마트·슈퍼 베트남 법인장은 "하노이센터점은 한국의 성공 모델을 접목한 차별화된 그로서리 전문 매장"이라며 "앞으로 해외 공략 거점인 베트남의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도약해 롯데마트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내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에서 고객이 음식을 즐기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하노이센터점 내 즉석조리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에서 고객이 음식을 즐기는 모습. 롯데마트 제공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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