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조직에 칼 댔다...위기 속 HBM 개발팀 만들기로

입력
2024.07.04 17:00
수정
2024.07.04 17: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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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팀장에 D램 설계 전문 손영수 부사장
첨단패키징·설비연 조직도 개편

전영현(왼쪽 세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경기 평택 반도체 캠퍼스를 찾은 팜 민 찐(오른쪽) 베트남 총리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베트남 관보 VGP 캡처

전영현(왼쪽 세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경기 평택 반도체 캠퍼스를 찾은 팜 민 찐(오른쪽) 베트남 총리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베트남 관보 VGP 캡처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팀'을 새로 만들기로 하는 등 반도체 사업(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조직 개편에 나섰다. 전영현 부회장이 DS 부문장을 맡은 후 첫 조직 개편으로 최근 진행 중인 반도체 경력직 채용과 맞물려 하반기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4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이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말 정기 인사 및 조직 개편 수준은 아니지만 핵심 개발 부서 세 개를 조정하는 중급 이상의 개편"이라고 말했다.

우선 메모리사업부 안에 HBM 개발을 맡는 HBM 개발팀이 생긴다. 올 초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는데 관련 업무 부서를 덧붙이고 전문 인력을 보강해 새 조직을 만든 것이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흩어져 있던 HBM 관련 팀과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신임 HBM 개발팀장은 고성능 D램 제품 설계 전문가인 손영수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패키징(AVP) 개발팀과 설비기술 연구소도 변화를 꾀한다. 기존 AVP 사업팀을 재편한 AVP 개발팀을 전영현 DS부문장 직속으로 둔다. 2.5D, 3D 등 미래 반도체 핵심 기술로 꼽히는 신규 패키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변화로 풀이된다. 설비기술 연구소는 첨단 반도체 공정 및 설비 기술 지원에 맞춰 조직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HBM과 차세대 패키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전반적 기술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영현표 쇄신 시작하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15조 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1조9,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 개선 등의 과제가 쌓여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인 HBM 기술력에서 SK하이닉스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HBM 시장은 엔비디아·AMD 등 AI 프로세서 개발사가 메모리 업체들에 HBM을 납품받는 구조인데 삼성전자는 4세대인 HBM3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다만 5세대인 HBM3E의 경우 세계 첫 12단 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등 역전의 기회를 찾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인데 HBM3E 8단 인증은 3분기, 12단 인증은 4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월 21일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에 오른 전 부회장은 취임 한 달여 만인 6월 28일 800여 직무의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며 변화를 예고했다. 다시 엿새 만에 핵심 부서 조직 개편을 단행해 '전영현표 쇄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장 취임사에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5일 2분기(4~6월)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사업부별 구체적 실적은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만 4조∼5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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