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중국발 '짝퉁'에 한국 피해 11조 원

입력
2024.07.04 17:37
수정
2024.07.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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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불법 무역과 한국 경제' 보고서

OECD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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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의 제품을 위조한 상품(짝퉁) 규모가 전 세계 1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의 매출과 정부 세수, 일자리 손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짝퉁은 대부분 중국과 홍콩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불법 무역과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짝퉁 한국 기업 제품 규모는 세계적으로 97억 달러(당시 기준 약 11조960억 원)로 분석됐다. 2021년 총 수출액(6,445억 달러)의 1.5%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보고서는 특허청 의뢰로 조사, 발간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짝퉁 제품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와 그 영향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OECD는 짝퉁 확산으로 한국 기업의 국내외 매출액 손실을 61억 달러(약 7조 원)로 추산했다. 가전·전자·통신장비가 36억 달러로 가장 컸고, 자동차(18억 달러)도 타격이 컸다. 제조업 일자리도 1만3,855개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위조 상품이 유래된 지역은 홍콩이 6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17%)이 뒤를 이었다.

국내 기업의 매출 손실에 따라 정부의 세수 손실도 15억7,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1년 산림청 한 해 예산(2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보고서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2위, GDP 1,000억 달러당 특허 출원 세계 1위, 인구 100만 명당 특허 출원 세계 1위 등 혁신적인 국가라면서도 “다양한 부문에서 위조 상품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위조 상품 유통은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한다”며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K브랜드 위조 상품 대응 방안 및 피해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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