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올스타전 MVP와 승용차

입력
2024.07.06 04:30
19면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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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984년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된 뒤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 보닛 위에 앉아 웃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용희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984년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된 뒤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 보닛 위에 앉아 웃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야구 올스타는 각 팀에서 뽑은 가장 우수한 선수이다. 올스타 선정은 팬들의 몫이다. 초기 투표 방식은 엽서였다. 현재는 인터넷 투표로 결정한다. 1982년 KBO 최초의 올스타전 MVP는 김용희였다. 그는 환한 웃음으로 '맵시' 승용차의 보닛 위에 앉았다. 야구장을 한 바퀴 돌면서 이 차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렸다. 당시 차량 가격은 약 450만 원이었다. 짜장면이 600원, 대치동 은마아파트(30평)가 2,400만 원이던 때였다.

1982년 김용희부터 1998년 박정태까지 올스타전 MVP는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1999년 박정태는 또다시 올스타전 MVP가 되었다. 하지만 승용차 대신 1,000만 원 상당의 '황금공(Golden Ball)'을 받았다. 승용차 회사 협찬이 끊겼기 때문이다.

2002~2008년 MVP 부상은 현금 1,000만 원이었다. 2009년 기아차는 올스타전 MVP를 위해 승용차를 협찬했다. 2009년 MVP 안치홍은 '포르테'를 가져갔다. 그는 '포르테'가 아닌 '포르쉐'를 받는 줄 알고 기뻐했다는 후일담도 있다. 2019년 MVP 한동민의 'K7'까지 기아차의 협찬은 지속되었다.

코로나19 시기에 올스타전은 멈췄다. 올스타전을 재개한 2022년부터 올해까지 MVP의 부상은 상금 1,000만 원이다. 1999년 MVP의 황금공과 같은 금액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1999년 당시 1,000만 원의 현재 가치는 1,823만 원이다. 금값으로 따지면, 황금공의 현재 가치는 1억원에 육박할 것이다.

올스타전 MVP가 아니어도 행운의 승용차 획득 기회는 있다. '기아 챔피언스 필드' 외야 자유석의 홈런존을 활용하면 된다. 기아차가 홍보를 위해 승용차를 전시한 공간이다. 타자의 홈런이 전시 차량을 직접 맞히면 승용차는 그의 것이다. 이벤트를 시작한 2014년부터 올해까지 7명이 8대의 차량을 가져갔다. 첫 행운의 주인공은 두산베어스 김재환이었다. 2014년 5월 27일, K5를 맞혔다. 당시 그의 연봉은 2,700만 원이었고, K5의 가격은 2,500만 원이었다. 나성범은 2021, 2022년 두 번이나 행운을 얻었다. 2023년을 마지막으로 올해에는 행운의 주인공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홈런존 이벤트는 타자에게 행운의 승용차를 선사한다. 하지만 그 차를 타고 야구장을 한 바퀴 도는 세리머니는 없다. 올스타전 MVP가 환하게 웃으며 야구장을 도는 카퍼레이드를 다시 보고 싶다. 올스타전은 그렇게 마무리해야 멋있으니까.


조용준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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